"세종도서 구입 예산 7년간 76억원, 1원도 안 올라"

기사등록 2020/01/29 19:47:54

최종수정 2020/01/29 19:49:45

세종도서 운영위원회 공청회...선정 심사등 결과 보고

2019년 세종도서 선정 950종, 전체 신청 종수중 8.7% 불과

"도서 1종당 지원액 1000만원 수준은 돼야" 예산 확충 지적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뉴시스 DB. 2016.02.1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뉴시스 DB. 2016.0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가 불거진 이후 제도 개선을 위해 출범한 세종도서 운영위원회(운영위)가 29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지난 1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개선점을 찾고자 마련된 자리다.

운영위 측은 제도 개선 진행 사항 및 세종도서 선정 심사 부문 등에 대한 결과 보고를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에 참가한 패널들은 선정률 제고, 사업예산 확충, 종당 지원액 확대, 독자에 세종도서 의미 전달을 위한 브랜딩 등 활동 필요성을 제기했다.

운영위는 지난해 5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사회 의결에 따라 세종도서 사업의 공정·투명성 제고를 위해 구성됐다.

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를 운영위원장으로, 위원은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도서평론가 이권우 경희대 특임교수, 이문학 인천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이용훈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 최현미 문화일보 문화부장, 탁경구 한국외대 성평등센터 부장, 표재진 법무법인 동서양재 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간사는 김영진 출판진흥원 사무처장이 맡았다.

1기 위원회는 세종도서 선정 및 구입 지원에 있어 기존 매해 1월부터 12월까지였던 사업기간을 매해 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로 변경했다.

교양부문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연 2회 시행하던 것을 연 1회로 통합하고 대상도서의 발행일은 지난해 7월부터 당해연도 6월까지로 설정했다.

선정종수는 교양부문 440종, 학술부문 320종 등 총 760종이었던 것을 교양부문 550종, 학술부문 400종 등 총 950종으로 늘렸다.이에 비해 구입 지원비는 교양 부문과 학술 부문 모두 도서 1종당 1000만원이던 것이 종당 800만원으로 줄었다.

한 출판사가 신청할 수 있는 도서 종수는 무제한에서 20종 또는 전체 발행 종수의 10% 선택제로 바꿨다.

심사위원 추천단체는 180여개에서 270여개로 늘리고 심사절차는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했다. 심사위원은 기존 교양 부문 140명에서 168명으로, 학술 부문은 90명에서 108명으로 증원했다.

토론에 참가한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은 1기 운영위 활동에서 심사과정의 독립성이 확보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출판사별 신청 종수 제한으로 더 많은 출판사들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했다고 했다.

다만 세종도서 사업 선정률을 늘려야한다고 강조했다.

홍 정책위원장은 "2019년도 세종도서에 선정된 950종은 전체 신청 종수인 1만879종 중 8.7%에 지나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지원한 책들 중 91.3%는 탈락한 것"이라며 "탈락한 1만 종도 물론 거의 모두 양서이다. 분명한 탈락 사유도 모른 채 지원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정책위원장은 "지난 7년 간 세종도서 구입 예산은 늘 76억원으로 단 1원도 오르지 않았다"면서 사업 예산의 대폭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었고 인건비와 종잇값 등 책을 만드는 비용도 꾸준히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직접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강옥순 한국인문고전연구소장도 도서 1종당 지원 액수가 1000만원 수준은 되어야한다며 예산 확충의 필요성 의견을 보탰다.

강 소장은 또 심사위원들이 심사에 정성을 들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사도서가 위원 1명당 65권에서 45권으로 줄었다지만 교차 심사이기 때문에 89권을 검토해야 했다. 또 지극히 개인적 판단이지만 (운영위에서) 사전에 보내주는 자료와 웹을 통해 검토한 뒤심사 당일 주어진 시간에 심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현 제도에서는 사전 검토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찬욱 응암정보도서관 사서과장은 독자들을 상대로 선정된 세종도서를 활용하고, 활용해야 하는 도서관의 입장에서 견해를 내놓았다.

강 사서과장은 "우리에게 세종도서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이었을까. 현재의 세종도서는 보급에 치중돼 있다. 독자의 관점에서는 각 단체 및 기관의 추천도서가 있는 상황에서 '세종도서'란? 의문을 갖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단지 좋은 책을 모아 놨다고 해서 세종도서가 좋다고 하기엔 의미 부여가 약하다. 세종도서가 무엇인지, 어떻게 선정됐고 무엇을 전달하려는지 등의 의미가 독자에게 전달돼야 한다. 독자의 피드백을 받고 공유도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강 사서과장은 "세종도서 홍보활동 관련 통합 홈페이지 개설, SNS 등 부가 콘텐츠 제공, 활동 기록을 담을 수 있는 전달 창구가 필요하다"며 ▲세종도서 선정 저자와 독자의 만남 제공 ▲심사내용 재구성 통한 큐레이트 작업 진행 ▲소외계층을 위한 재제작 지원 ▲현행 일괄적 보급시기의 다양화 필요성 등을 제언했다.

이날 토론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은 2기 운영위가 활동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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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도서 구입 예산 7년간 76억원, 1원도 안 올라"

기사등록 2020/01/29 19:47:54 최초수정 2020/01/29 19: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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