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일단 후퇴했지만…"치킨게임 가능성 남아"

기사등록 2020/01/09 15:05:22

트럼프가 '최대압박' 강조하면서, 이란 보복 끝나지 않아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라크 주재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에 관해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2020.1.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라크 주재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에 관해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2020.1.9.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일촉즉발 위기 속에서 확전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양국이 치킨 게임을 하면서 충돌할 가능성을 남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은 물러섰지만 이란과의 치킨게임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 제하의 분석 기사에서,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을 원하고 있지 않지만 최대 압박과 보복 충동은 그들이 충돌할 여지가 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란이 갖고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며, 혁명의 아이콘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군 총사령관이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이란 정부는 대담하고 인상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보복 공격으로 미국인 8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것은 이란이 승리하지 못할 전쟁을 촉발시킬 수 있었고, 그들이 바랄 수 있는 최선은 '엄청나게 파괴적인 무승부'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전통적인 강경 보수당과 협력하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모두 이란 공습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백악관을 떠난 '매파'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에 군사행동 대신 경제제재를 가하겠다고 한 것은 미국의 부담을 반증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보복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에 이란 최고지도자는 전날 보복공격 이후 이란 군중 앞에서 "고작 미국의 뺨을 때렸을 뿐"이라고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란은 미국 동맹국에 대한 공격과 페르시아만 석유 운송 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나 사이버 전쟁 등의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여기에 솔레이마니가 생전에 추구했던 이란의 중동 지역 및 시리아 내 영향력 확대,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예멘 후티반군 무기 공급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2015년 체결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핵합의의 사실상 탈퇴를 천명한 가운데 미국이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불씨로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대국민연설에서 "이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옵션을 계속 평가하면서 미국은 즉각 이란 정권에 징계를 위한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며 "강력한 제재는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중요한 것은 미국과 이란 양측이 여전히 벼랑 끝으로 곧장 이어지는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에는 간신히 가장자리에서 떨어지는 것을 막았지만 최대 압박은 보통 폭발을 야기한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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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1/09 15:05:2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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