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의 경고]<상> '텅텅 빈 신생아실'…아기 울음소리 끊긴 대구·경북

기사등록 2019/12/25 10:18:05

올해 출생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

대구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 0.89명에 불과

"삼포(연애·결혼·출산 포기) 현상, 저출산 연결"

[대구=뉴시스] 배소영 기자 = 뉴시스DB. 2019.12.25.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 배소영 기자 = 뉴시스DB. 2019.12.25.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배소영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못 미치는 0.98명으로 집계됐다. 임신이 가능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아기 수가 1명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낮다. 뉴시스는 대구·경북의 신생아 수가 줄어든 이유와 현황, 정책의 문제점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요새 정말 아기를 안 낳아요. 정말이라니까요."

지난 23일 대구시 중구의 산부인과 병동. 신생아실에는 아기 침대 수십 개가 즐비했지만 대부분이 텅텅 비어 있었다. 2주 동안 이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4명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신생아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다는 데 병동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겨울이라 출산율이 떨어진 건 아닌가요'라는 질문에는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우리끼리 신생아 보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이야기를 나누는걸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저출산 문제는 일본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딴 나라 이야기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못 미치는 0.98명으로 집계되면서 저출산 현상은 국가적 문제로 떠올랐다.

대구·경북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신생아 수가 줄어 저출산의 그늘이 짙다.

25일 통계청의 '2019년 출생·사망통계 잠정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9월 대구의 출생아 수는 107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1명)보다 3.7% 감소했다.

경북의 출생아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1214명)보다 7.9% 감소한 1119명으로 집계했다.

올해(1~9월) 대구·경북의 누적 출생아 수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두 자릿수까지 줄었다. 

대구의 누적 출생아 수는 전년 같은 기간(1만1180명)보다 10.2% 감소한 1만37명이었다.

경북은 1만111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411명)보다 10.4% 줄었다.   

합계출산율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대구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로 떨어졌다.

대구는 2017년 합계출산율이 1.07명을 기록하며 1명을 간신히 유지했지만 지난해는 0.99명으로 사상 최저치다.

국가통계포털 코시스(KOSIS)에 따르면 대구의 합계출산율은 올해 1분기(1~3월) 1.01명, 2분기 (4~6월) 0.9명, 3분기(7~9월) 0.89명까지 떨어졌다.

경북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4명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0.98명)보다 높은 출산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북의 합계출산율은 2017년(1.26명)과 비교하면 0.09명 줄었다.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최저선이 2.1명임을 고려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정책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는 심화하는 모양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른바 삼포(연애·결혼·출산 포기)세대 현상이 심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임 여성의 수도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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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의 경고]<상> '텅텅 빈 신생아실'…아기 울음소리 끊긴 대구·경북

기사등록 2019/12/25 10:18:0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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