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불협화음에도 "우리는 집단방위 초석"
러시아·중국 등 위협도 언급…"위기이자 기회"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창립 70주년 정상회의 둘째 날인 4일(현지시간) 29개 회원국 정상들은 4시간의 비공개 전체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AP통신, AFP 통신 등은 영국 런던 북서쪽 하트퍼드셔주 왓포드의 더그로브 호텔에서 이틀 동안 진행된 정상회의가 공동성명 채택으로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안보를 위해 우리는 함께 미래를 봐야 한다"며 동맹의 결속을 다졌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압박 문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나토 뇌사' 발언 등으로 회원국 간의 갈등이 불거지며 공동성명 채택 불발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일각의 우려와 달리 비교적 순조롭게 공동성명이 채택된 모습이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나토는 북대서양 동맹국 집단 방위의 초석"이라며 "워싱턴 조약(나토 협약) 제5조에서 명시한 대로 하나의 회원국을 향한 공격은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어 2024년까지 나토 회원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하며 이에 따라 국방 예산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 등은 지난 5년 연속 국방비를 확충했다"며 "우리는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은 해야 하고 할 것이다"고 했다.
정상들은 또 나토가 러시아의 부상과 테러리즘 등으로 인한 수 많은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동은 유럽과 대서양 국가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했다.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폐기 후 러시아가 제안한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 모라토리엄(일시 활동정지)에 대한 내용도 나왔다.
나토 정상들은 "우리는 유효한 군비 통제, 군비 축소, 핵무기 확산방지 등을 유지·강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를 이행한다면 우리는 늘 러시아와의 대화, 건설적인 관계 수립에 열려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 테러에 대해서는 "테러리즘은 모든 형태와 징후로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경을 넘어선 불안정은 산발적인 이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안보와 사이버 공격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한 고심도 공동성명에 담아냈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위해 5세대(5G) 통신망을 포함한 주요 인프라를 보호할 것도 약속했다.
이들은 "육상, 해상, 공상, 사이버 영역을 넘어 이제는 우주도 우리가 운영해야 할 영역이 됐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는 "기회와 도전"이라고 말했다.
나토 정상들은 이어 2021년 다음 정상회의를 여는 데 합의했다.
한편 이날 공동성명 채택 후 단독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질문에 충분히 답했다"며 일정을 취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