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런던브리지 또 '테러 악몽'...대낮 칼부림 충격(종합)

기사등록 2019/11/30 04:25:37

흉기 난동으로 여러 명 사상...2명 사망 보도

경찰 "용의자, 가짜 폭발 장치 착용...현장서 사살"

2년 반 전에도 런던브리지·버러마켓서 테러 참극

존슨 "겁먹고 분열되지 않아" 강력 규탄

주영 한국 대사관 "안전 각별히 유의 당부"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수도 런던의 런던브리지가 흉기 테러로 폐쇄되면서 운행이 중단된 버스들이 다리 위에 정차돼 있다. 이날 한 남성이 런던브리지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2019.11.30.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수도 런던의 런던브리지가 흉기 테러로 폐쇄되면서 운행이 중단된 버스들이 다리 위에 정차돼 있다. 이날 한 남성이 런던브리지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2019.11.30.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29일(현지시간) 영국 수도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런던브리지에서 대낮 흉기 테러가 발생해 여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지난 2017년 6월에 이어 2년 반 만에 같은 곳에서 또 참극이 빚어지면서 런던에 테러 악몽이 되살아 났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런던브리지에서 한 남성이 사람들을 향해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무장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영국 경찰 대테러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닐 바수 런던경찰청 부청장은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테러대응팀이 현재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범행 동기를 놓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의 사망 사실은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사상자 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BBC방송은 영국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용의자 외에도 일반인 2명이 이번 테러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용의자가 자살 폭탄 조끼를 입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바수 부청장은 용의자가 몸에 두르고 있던 물체는 가짜 폭발 장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의 런던브리지에서 한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사진은 사건 직후 한 블로거가 경찰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찍은 것. 2019.11.30.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심부의 런던브리지에서 한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사진은 사건 직후 한 블로거가 경찰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찍은 것. 2019.11.30.

런던브리지 일대에는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런던의 주요 기차역 가운데 하나인 런던브리지역은 사건 직후 폐쇄됐다가 오후 늦게 재개장했다. 인근 관광 명소인 버러마켓 역시 폐쇄된 상태다.
 
테러 당시 런던브리지를 지나던 버스에 타고 있던 시민들은 생생한 목격담을 전했다. 한 버스 탑승객은 "차가 갑자기 멈추더니 소란이 일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니 경찰관들이 한 남성을 제지하고 있었다"고 BBC에 말했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일하는 한 시민은 "점심을 먹고 들어가고 있는데 런던브리지 쪽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 왔다"며 "사람들이 완전히 패닉에 빠져 있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브리지 북부를 무장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후 한 남성이 런던브리지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2019.11.30.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브리지 북부를 무장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후 한 남성이 런던브리지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2019.11.30.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범죄와 공격에 연관된 모든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며 "이 나라는 이런 공격에 절대로 겁먹거나 분열되지 않는다. 우리의, 영국의 가치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총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런던브리지 테러와 관련한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현재로서는 사건이 억제된 상태라며, 시민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되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우리는 합심해서 결연하게 테러에 맞서겠다는 결의를 지킬 것이다. 우리를 공격하고 분열시키려는 자들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런던이 가진 강점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하지만 다양성을 증오하는 세력이 있다는 걸 안다"며 "용의자는 최악의 인간이지만 우리는 시민들과 긴급서비스팀의 대응을 통해 최고의 인류애를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영 한국 대사관은 "런던브리지 또는 인근 지역에 있는 우리 국민들은 신속히 현장을 벗어나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길 바란다"며 "향후 런던브리지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국민들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브리지 인근의 버러마켓에서 경찰이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영국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58분께 런던브리지 근처의 흉기 추정 사건에 대응했다"며 "경찰이 남성 한 명을 구금 중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다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9.11.30.
[런던=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브리지 인근의 버러마켓에서 경찰이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영국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58분께 런던브리지 근처의 흉기 추정 사건에 대응했다"며 "경찰이 남성 한 명을 구금 중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다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9.11.30.

런던브리지에서는 지난 2017년 6월 3일에도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 당시 테러범 3인이 런던브리지에서 행인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한 뒤 인근 버러마켓에서 흉기 난동을 부려 8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범인들은 모두 사살됐다.
 
영국에서는 2017년 런던 브리지·버러 마켓 테러 외에도 같은 해 3월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 차량돌진 테러, 5월 맨체스터 경기장 자살폭탄 테러 등 크고작은 테러 공격이 잇달아 발생했다.
 
29일 런던브리지 흉기 테러는 영국 정부가 테러 경보 수준을 한 단계 낮춘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벌어졌다. 영국 내무부는 이달 4일 테러 위험도를 '심각'(severe)에서 '상당함'(substantial)으로 한 단계 내린 바 있다.
 
당시 바수 부청장은 테러와의 싸움에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면서도 "높은 수준의 경계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상당함'은 총 5단계로 이뤄진 영국 테러 경보 체계에서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테러위험도는 약한 순서대로 '낮음'(low), '보통'(moderate), 상당함, 심각, '위급'(critical) 단계다. 이는 2017년 5월 맨체스터 테러 직후 최고 수준인 '위급'으로 조정됐다가 2017년 9월 '심각'으로 격하돼 이달 초까지 됐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英런던브리지 또 '테러 악몽'...대낮 칼부림 충격(종합)

기사등록 2019/11/30 04:25:37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