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 추정' 탈북민 모자, 119일만의 장례식…쓸쓸한 마지막길

기사등록 2019/11/26 20:41:32

26~28일 6개 센터에 분향소 운영

첫날 탈북민·지역주민 등 50여명

"정치사회계 조문 예상 했는데…."

[서울=뉴시스]정성원 수습기자 =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동부하나센터에 마련된 탈북민 고(故) 한성옥씨 모자 분향소. 2019.11.26
[서울=뉴시스]정성원 수습기자 =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동부하나센터에 마련된 탈북민 고(故) 한성옥씨 모자 분향소. 2019.11.26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정성원 수습기자 = 지난 7월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탈북민 고(故) 한성옥씨 모자의 마지막길 역시 외롭고 쓸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6일 오후 찾은 서울 관악구 소재 한씨 모자의 분향소는 썰렁함이 감도는 가운데 흰 국화만 수북이 쌓여 있었다. 통일부 산하 탈북민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은 이날부터 2박3일 간 수도권 내 하나센터 6곳에 한씨 모자의 분향소를 차려 운영을 시작했다.

분향소에서 만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50여명의 조문객들이 한씨 모자 앞을 찾았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찾아 온 지역주민과 탈북민들이 주를 이뤘다.

 재단 관계자는 "사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았다"며 "첫날이라 정치사회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른 분향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오후 6시30분께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분향소에 와 조문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일정을 마친 뒤 바로 분향소를 찾아 한씨 모자의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안타까움과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한씨와 아들 김군은 지난 7월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지 수개월이 지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집 안에 음식이 없던 점에 비춰 아사(餓死) 가능성을 염두에 뒀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후에도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씨 모자 사건이 알려지자 탈북민과 40여개 시민단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탈북민 안정 정착지원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남북하나재단은 앞서 탈북민 비상대책위원회와 협의 하에 지난 8일부터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비대위 측이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았다"고 막판 주장해 절차가 무산됐다. 재단은 그러나 지난 25일 "인도적 차원에서 더 이상 고인의 영면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서울 동부(관악구), 서부(강서구), 남부(양천구), 북부(노원구) 하나센터 및 인천하나센터, 경기서북부하나센터 등 6개 센터에 한씨 모자의 분향소가 설치됐다. 조문 가능한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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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 추정' 탈북민 모자, 119일만의 장례식…쓸쓸한 마지막길

기사등록 2019/11/26 20:41:3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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