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아시아나 우선협상대상자로 HDC컨소 선정
금호산업-HDC컨소, 인수조건 두고 본협상 과정 남아
"인수 후 아시아나항공 재무건전성 상당히 좋아질 것"
에어부산 등 자회사 재매각설 솔솔…"전략적 판단 전"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새 주인'을 맞는 아시아나항공이 인수 후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며 재비상에 나설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장에서도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HDC컨소시엄을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꼽아왔다.
지난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 입찰에는 HDC-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제주항공-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본입찰 당시 HDC컨소시엄은 2조4000억원대,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KCGI 컨소시엄은 2조원에 못미치는 인수가격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됨에 따라 금호산업과 HDC컨소시엄 측은 본격적인 매각 협상을 벌이게 된다. 양측은 구주와 신주의 가격, 유상증자 방식 등 인수 조건을 놓고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주 매각가는 금호산업으로 유입돼 그룹 재건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주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새 주인 만난 아시아나, 초우량 항공사 도약 채비 나선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현대산업개발의 인수를 통해 항공업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인수 후에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의 지속적 투자가 이뤄져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2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적 2위 항공사지만 유동성 위기로 매각까지 몰린 아시아나항공을 견실한 글로벌 항공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말부터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비수익 노선 구조조정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섰지만 만성적인 자금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5989억원, 부채비율은 659.5%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새 주인을 맞이한 이후에도 경영 정상화를 비롯해 노후화된 기재 교체, 노선 경쟁력 강화 등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현재 업계에서는 HDC현산 측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신주 대금까지 투입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이날 "신주는 2조원 이상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재무건전성이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 내 면세업 등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정 회장은 "면세사업에서 분명 물류나 구매에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생각되고, 인수 계약을 하고 나면 좀 더 심도 있게 검토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자회사 재매각 가능성도 떠올라…현산 "구체적 계획은 아직"
이 가운데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재매각'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도 모두 함께 사들이는 통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재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2년 내에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 지배구조는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순으로 재편된다.
아시아나항공이 HDC의 손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증손회사가 된다. 즉,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도 모두 보유하려면 나머지 지분도 인수해 보유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나머지 지분 매입을 위한 추가 비용을 부담하거나, 일부 자회사 재매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아울러 인수전이 완료되기 전, 협상 과정에서 일부 자회사가 재매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산은 측은 '통매각' 원칙을 밝히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분리 매각이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LCC에 관해서는 아직 전략적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HDC현산 측은 공정거래법이 지주사의 증손회사 최저 보유 지분율을 100%로 규정한 것과 관련, 2년 간의 시간이 남은 만큼 다양한 방안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앞으로 인수 후에 2년 간의 기간이 있으므로 일단 전략적 판단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당장 어떻게 해소한다보다는 여러 방안이 있을 것이다. 지주사에서 인수할 수도 있고, 아직 그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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