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 애드벌룬 띄운 황교안…'리더십 위기' 돌파구 될까

기사등록 2019/11/06 19:43:32

"필요한 경우 우리 낮출 것…자리 중요치 않아, 희생할 것"

"빠르면 빠를수록…총선 앞두고 늦으면 의미 감소" 서둘러

우리공화당·유승민 "사전에 대화한 적 없어", "뜬금없다"

"그만큼 몰린단 증거…대통합으로 지지기반 생기진 않아"

"구체적 성과는 2월쯤이나…시간 끌다보면 통합 힘 반감"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0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당내외 보수대통합 기구를 설치하고 범야권 통합 논의를 본격화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통합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황 대표가 지지율 하락, '박찬주 논란' 등으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자 '대통합' 카드를 서둘러 꺼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당장 통합 대상 측 반응이 시큰둥하고 향후 성사 가능성도 불투명해 승부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주목된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통합 논의를 더 늦출 수 없다. 그동안 물밑에서 하던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며 "당내 통합기구를 설치하겠다. 자유우파의 모든 뜻있는 분들과 구체적 논의를 위한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대통합을 위해서라면 '낮은 자세'도 가능하다는 의지를 밝혔다. 황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이 통합의 방법은 한국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지 묻자 "통합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하겠다. 필요한 모든 논의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를 낮추는 협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빅텐트의 대표 자리에 대해서는 "어떤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필요한 희생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정하는 우리공화당도 통합 대상인지 묻자 "헌법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함께 해야 한다"며 "그런 대의 아래 여러가지 논의들을 소의라고 한다면 내려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든 협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과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손을 잡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홍문종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서 탈당 선언을 한 후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신공화당'을 만들기로 발표했다. 2019.06.15.  misocamera@nes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과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손을 잡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홍문종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서 탈당 선언을 한 후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신공화당'을 만들기로 발표했다. 2019.06.15.  [email protected]

진행 시기도 서둘렀다. 기자들이 통합 완료 시점을 언제로 예상하는지 묻자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시기가 늦으면 통합 의미도 감소될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총선 승리를 위한 통합 요구가 계속돼왔다. 하지만 황 대표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적극 나서진 않았다. 그러던 황 대표가 다른 야권과 충분한 물밑 접촉 없이 서둘러 '대통합 카드'를 꺼낸 배경에 주목된다.

실제로 이날 통합 발표 이후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사전에 황 대표와 통합 관련)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다"며 "(협의기구 구성에도) 전혀 그런 이야기 없었다. 뜬금없다"고 답한 바 있다.

황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생각이 있는지 묻자 "무얼 가지고 누가 참여해 다룰 용건이 무엇인지 등에 아무 커뮤니케이션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보고 검토할 그럴 게 없다"고 일축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전 대표도 황 대표의 이런 제안이 급작스럽다는 반응이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저와 황 대표 사이에 직접 대화는 없었고, 몇 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바는 있었지만 합의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유승민 변혁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10.2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유승민 변혁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황 대표가 이처럼 서두른 배경에 대해 그만큼 위기감을 느낀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최근 '조국 정국'으로 상승한 지지율이 다시 하락한데다, 황 대표 취임 후 야심차게 추진한 첫 인재 영입도 당내외 거센 비난을 받고 있어서다.

특히 '황교안표 1호 영입 인사'로 거론됐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공관병 갑질'에 이어 '삼청교육대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결국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철회한 바 있다. 당내외에서 이대로 총선 승리는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본인이 그만큼 당내에서 몰리고 있다는 증거다. 보수통합 카드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이라며 "문제는 보수대통합을 한다고 없던 지지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이런 식으로 카드를 쓰면 상대편에서는 더 이상 카드가 없구나 싶어 더 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지금 보수대통합 논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성과는 2월쯤이나 나올 것"이라며 "벌써부터 통합을 논의하기 시작하면 시간만 질질 끌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가시화하는 것이 없으면 황 대표가 내놓은 통합 카드의 힘이 반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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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11/06 19:43:3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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