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참사' 억울했나…비정규직 통계 해명 나선 통계청

기사등록 2019/10/31 21:21:29

통계청,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 브리핑

'비정규직 뒤늦게 안' 근로자 증감 공개

35만~50만명 추정치 산출 방식도 알려

의혹은 여전…"노인 일자리 영향은 사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3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9.10.3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3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9.10.3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진욱 기자 = 통계청이 비정규직 통계를 해명하고 나섰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87만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일자리 참사' 논란을 불렀던 바로 그 통계다.

통계청은 "35만~50만명은 조사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에 비정규직으로 집계됐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수치는 통계청의 추론에 불과하다' '노인 일자리 때문 아니냐' 등의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 관련 배경 설명 브리핑을 열었다. 지난 29일 냈던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 결과' 자료의 배경 등을 더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서다.

월 단위로 시행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자에게 "고용 계약 기간이 있느냐"고 묻는다. 이때 '정해져 있다'고 응답하면 비정규직, '정해져 있지 않다'고 응답하면 정규직으로 분류한다.

【세종=뉴시스】올해 1~8월 고용 계약 기간 유무 응답자 수 증감. (자료=통계청)
【세종=뉴시스】올해 1~8월 고용 계약 기간 유무 응답자 수 증감. (자료=통계청)

이 브리핑에서 통계청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본인의 고용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의 올해 1~8월 증감을 공개했다. 1월부터 8월까지 비정규직 수가 어떤 흐름으로 늘어왔는지를 밝힌 셈이다.

통계청이 제시한 증감을 보면 기간제 근로자 수는 지난 3월과 6월에 급증했다. 2월 25만8000명에서 3월 54만5000명으로, 5월 58만8000명에서 6월 80만1000명으로 늘었다. 3월과 6월은 경제활동인구조사의 '병행 조사'를 시행한 달이다.

병행 조사에서는 한 발짝 더 들어간다. 올해 처음 시행한 이 조사에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응답, 기존 조사라면 정규직으로 분류했던 응답자에게 "고용 예상 기간은 얼마냐"고 한 번 더 묻는다.

이때 선택지로는 ①1개월 미만 ②1개월~3개월 미만 ③3개월~6개월 미만 ④6개월~1년 미만 ⑤1년 ⑥1년 초과~2년 ⑦2년 초과~3년 ⑧3년 초과(기한 한정) ⑨기한 제한 없음(정년제 포함) 9개를 제시한다.

여기서 응답자들이 고용인의 과거 발언과 본인의 고용 여건 등을 고려해 "내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었구나" 깨닫고 앞서 했던 답변을 수정('정해져 있지 않다'→'정해져 있다')하면 정규직이었던 해당 응답자는 비정규직으로 바뀐다.

통계청은 이렇게 병행 조사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비정규직인 줄 몰랐던' 응답자 수가 35만~50만명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이 수치는 이렇게 산출했다. 우선 올해 3~8월에 '정해져 있지 않다'에서 '정해져 있다'고 수정 응답한 응답자를 추렸다. 이를 '전월과 해당월에 산업·직업·종사상 지위가 같은 응답자'(추정 2)와 '모든 응답자'(추정 1)로 분류했다.

추정 2는 엄격한 기준이다. 이직하지 않고 같은 회사(산업)에서 같은 일(직업)을 하며 직급(종사상 지위)까지 같은 응답자 중 '정해져 있다'고 응답했다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수정 응답한 자만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게 나온 수치가 올해 3~8월 누계로 73만1000명이다. 이를 병행 조사가 시행되지 않아 변수가 없었던 2018년 3~8월 수치(38만1000명)에서 차감한 것이 35만명(최소치)이다.

추정 1은 비교적 덜 엄격하다. 2월에 '정해져 있다'고 응답했다가 3월에 '정해져 있지 않다'고 수정 응답한 모든 응답자다. 이때 추정 2에서처럼 해당 응답자의 산업·직업·종사상 지위의 변동 여부는 고려하지 않는다. 이직하는 과정에서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바뀐 사례를 걸러내지 못한다.

올해 3~8월 이렇게 나온 수치 106만6000명에서 마찬가지로 병행 조사가 시행되지 않아 변수가 없었던 2017년 3~8월 수치(56만2000명)에서 차감한 것이 50만4000명(최대치)이다.

통계청은 이렇게 산출한 35만~50만(4000)명을 '조사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에 집계된 비정규직'으로 본 것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런 설명을 들은 통계청 출입 기자단은 의혹을 담은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35만~50만명이라는 수치 역시 표본 조사에 의한 추정치일 뿐 '노인 일자리' 등 재정 사업에 의해 단기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 아니냐"는 얘기다. 이 통계의 표준오차를 알려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강신욱 통계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10.2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강신욱 통계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10.29. [email protected]

앞서 강신욱 통계청장이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통계를 처음 발표하며 했던 "기준이 달라졌으므로 이전 지표와 직접적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질문이 쏟아졌다.

"늘어난 비정규직 수(87만명)에서 조사 기준 강화에 따라 늘어난 추정치(35만~50만명)를 뺀 나머지는 이전 지표와 비교해도 되는 것 아니냐" 등이다. 통계청은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민간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 통계청이 일부 억울할 수 있지만 재정이 비정규직 일자리를 급격히 증가시키기는 했다는 평가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병행 조사를 올해 처음 시행하다 보니까 다소 불안정할 수 있지만 적정한 통계 조사 방법을 준수했다면 신빙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통계 기준 강화에 따른 영향이 분명히 존재한다. 누군가가 2월에 본인의 고용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가 3월에 '정해져 있다'고 수정 응답했더라도 그 응답자의 고용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노인 일자리와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정부 제도로 최근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이 생긴 것은 맞는다"면서 "통계를 살펴보면 실제로 정책 지원이 있는 '60세 이상'과 '20~29세' 연령대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 폭이 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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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참사' 억울했나…비정규직 통계 해명 나선 통계청

기사등록 2019/10/31 21:21:2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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