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렌버그 보잉 회장, 하원청문회서 사고기종 결함 시인

기사등록 2019/10/31 08:14:03

청문회 제출자료서 사고전 직원들 우려 드러나

【AP/뉴시스】 10월 29~30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한 데니스 뮬렌버그가 보잉사 CEO의 올 4월 주주총회가 끝난 뒤에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뉴시스】 10월 29~30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한 데니스 뮬렌버그가 보잉사 CEO의 올 4월 주주총회가 끝난 뒤에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미 하원에서 29~30일(현지시간) 개최된 교통위원회에서 보잉737맥스 기종의 잇따른 사고로 34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 이전에 이미 보잉사 직원들로부터 이 기종의 핵심적인 항공제어시스템의 설계에 대한 우려와 지나치게 속도에만 집중하는 급속한 생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AP 통신과 US투데이등 국내 매체들이 보도했다.

하원 교통위원회는 청문회에 제출된 보잉사의 각종 내부자료와 서류 등과 함께,  2015년에 한 보잉사의 전문가가 신종 맥스 항공기의 MCAS란 소프트웨어가 항공기의 추락시 단 한개의 센서에만 의존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이메일 내용을 요약해서 공개했다.

특위 소속 의원들은 특히 이번 청문회의 스타 증인인 보잉사의 데니스 뮬렌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집중적인 질문과 질타를 퍼부었다.  그처럼 많은 희생자를 낸 두 건의 항공사고에 대해 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으며,  왜 그는 지난해에 연봉까지 올려 받았는지에 대해 화난 목소리로 질문했다.

에티오피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고에서 모두 항공기들은 자동 항법조종장치에 의존해 운항하다가 곧장 지상을 향해 수직으로 코를 박고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몰사했기 때문이다.

 뮬렌버그는 추락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조종특성증강시스템(MCAS)와 관련해 조종사들이 사고 발생 전 해당 시스템에 대해 많은 정보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MCAS는 급격한 실속(stalling)을 방지하는 안전장치로, 항공기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는 실속이 발생할 경우 받음각(AOA·비행기 날개를 절단한 면의 기준선과 기류가 이루는 각도) 센서를 제어한다.

앞서 보잉의 737맥스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참사로 346명이 사망한 후 전 세계적으로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737맥스 소프트웨어 결함 인지 시점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2016년 737맥스의 수석 기술 조종사인 마크 포크너가 동료 조종사에게 시스템 결함과 관련해 보낸 문자 메시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AP/뉴시스】 지난 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추락한 라이언 에어 항공사의 보잉727맥스 엔진을 보잉사의 전문가들이 회수해 조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추락한 라이언 에어 항공사의 보잉727맥스 엔진을 보잉사의 전문가들이 회수해 조사하고 있다.  
그 조종사는 "우리는 단 한개의 AOA센서가 고장날 경우에 MCAS의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는 건 아닌가? 아니면 그런 경우 다른 통제 방법이 있는가"에 대해 물었고 대답은 "통제불능"이었다.

사고기들은 모두 MCAS의 이상이 있을 경우에 대비한 백업 조차 없는 센서 한개 짜리 설계에 의존했고 사고 조사단은 이 센서의 오작동으로 항공기가 곧장 땅으로 수직 추락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30일 청문회에서 하원의원들은 보잉사가 안전보다는 이익만을 더 생각했다고 분노에 찬 목소리를 냈다.  하원교통위원회 피터 디파지오( 민주당. 오리건주) 위원장은 "이 사고과 관련해 보잉사가 보여준 것은 상식과 공정성의 결여" 였다면서 인도네시아에서 1차 추락사고가 난 뒤에도 조종사들에게 이런 결함에 대해 경고하지 않은 것을 질타했다.

의원들은 뮬렌버그가 그러고도 지난 해 연봉이 2340만달러로 인상되었으며 거기엔 1300만 달러의 추가 성과급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집중 공격했다.  일부는 그에게 CEO자리에서 물러나라고도 말했다.  실제로 보잉사 이사회는 최근 그에게서 회장직 타이틀을 몰수하기도 했다.

 뮬렌버그는 이에 대해 보잉사가 현재 맥스 기종과 기타 기종에 대해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조종사들에게도 이를 충분히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MCAS설계에서 "잘못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특위 의원중 일부는 보잉사와 사고기들에 인가를 해준 연방항공청을 옹호하는 발언도 했다.  샘 그레이브스 의원(공화당. 미주리주)은  보잉사의 잘못을 사면해줄 생각은 없지만 에티오피아 항공사의 사고기의 경우 현지인 조종사가 너무 과속으로 운항해서 MCAS의 기능 오작동을 일으켰다며 외국인 조종사를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항공기를 수출하려면 제작과정에서부터 최저수준의 조종사를 염두에 두고 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날 청문회에서 뮬렌버그는 보잉사의 수석 엔지니어 존 해밀턴을 대동하고 증인석에 섰으며 기술적인 질문의 대부분은 그가 대답했다.   보잉사 항공기 추락사고에 관해서 의회 청문회에 보잉사 고위직원이 직접 증인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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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렌버그 보잉 회장, 하원청문회서 사고기종 결함 시인

기사등록 2019/10/31 08:14:0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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