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기대감 사라져…고용 줄이는 추세
노딜 브렉시트 공포에 기업인들 보폭 줄여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영국의 취업자 수가 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경제 부흥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르던 영국 노동시장의 거품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은 8월 취업자 수가 3296만 명을 기록하며 3개월만에 5만6000명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동기간 실업자수는 2만2000명이 증가하며 131만명을 넘어섰다. 실업률은 3.8%에서 3.9%로 올라섰다.
영국 노동시장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실업률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순풍이 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수치는 기업인들이 투자나 고용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유럽 전문 매체인 유로뉴스는 보도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10월31일 유럽연합(EU)을 탈퇴하겠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굳은 의지는 고용주들에게 공포다.
EU와 아무런 협상 없이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감행한다면 그 경제적 여파는 오롯이 시장으로 전달된다.
영국의 주요 자동차 그룹도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고 "자동차 분야 기업 3개 중 1개는 직원을 감축하고 있다"며 현재 이 분야는 브렉시트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금 증가 속도도 둔화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추가 수당을 포함한 영국 근로자의 총수입 증가율은 평균 3.8%로 전분기(3.9%) 대비 소폭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0%를 밑도는 수치다.
영국중앙은행(BoE)도 급여 증가 추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데이브 램즈던 BoE 부총재는 1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임금 비용의 상당한 증가가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견인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BoE가 점진적이고 제한적인 금리 인상 프로그램을 재개하기 전 브렉시트의 명확한 방향성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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