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운명의 한 주 시작…19일 향해 협상 시계 째깍

기사등록 2019/10/15 02:34:46

여왕 연설 시작으로 EU 정상회의· 英특별회의 예정

19일까지 합의·의회 동의 없으면 추가 연기 요청해야

【브뤼셀=AP/뉴시스】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앞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9.10.10.
【브뤼셀=AP/뉴시스】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앞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19.10.10.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재협상 시한(19일)이 바짝 다가오면서 영국과 EU가 긴박한 한 주를 보낼 예정이다.
 
영국 의회는 14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개원 연설과 함께 다시 문을 열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내각은 이날 여왕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 계획과 주요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여왕은 "정부의 우선순위는 한결같이 10월 31일 확실하게 영국의 EU 탈퇴를 이루는 것"이라며 정부가 EU와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이민, 무역, 농어업 분야의 새 관리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BC방송에 따르면 하원은 연설 내용을 놓고 닷새 가량 토론을 진행한 뒤 찬반 표결을 실시한다. 이 표결은 집권 여당이 패배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주로 상징적인 절차로만 여겨져 왔다.
 
1924년 1월 보수당의 스탠리 볼드윈 이후 국왕 개원 연설 표결에서 패배한 총리는 없었다. 볼드윈은 당시 총선에서 지고도 국왕 연설을 강행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후 보수당이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때까지 총리직을 내려놔야 했다.
 
존슨 총리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는 올해 7월 취임 이후 하원 표결에서 7차례 연이어 패배했다. 집권 보수당이 장악력을 잃은 현 의석 분포상 야권이 일제히 반대표를 던지면 안건은 부결될 수밖에 없다.
 
영국 하원은 전체 650석이다. 이 가운데 표결권이 없는 하원의장과 부의장 3명, 중앙의회 참여를 거부하는 북아일랜드 신페인당 의원 7명을 제외하면 실질적 과반은 320석이다.
 
현재 집권보수당(288석)과 연립정부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10석)의 의석은 모두 합쳐 298석에 불과하다. 존슨 총리 취임 이후 브렉시트를 둘러싼 내란으로 보수당 인사들의 탈당과 제명이 줄지은 결과다.
 
여왕 연설 표결이 부결된다고 자동적으로 조기 총선이 소집되는 건 아니지만 야권이 총리 불신임 투표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조기 총선을 추진할 수도 있는데 이는 하원 전체 3분의 2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보수당은 의회가 여왕 연설을 지지해 브렉시트를 둘러싼 이견을 극복하고 제기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존슨 총리가 향후 총선을 고려해 여왕 연설을 보수당 선전 기회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런던=AP/뉴시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4일 오전 11시15분(현지시간) 의회 개원 연설인  '여왕 연설(Queen's speech)'에 나선다. 이날 연설에서는 정부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계획과 함께 22개의 법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은 11일 여왕이 시민의 환대를 받고 있는 모습. 2019.10.14.
【런던=AP/뉴시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4일 오전 11시15분(현지시간) 의회 개원 연설인  '여왕 연설(Queen's speech)'에 나선다. 이날 연설에서는 정부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계획과 함께 22개의 법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은 11일 여왕이 시민의 환대를 받고 있는 모습. 2019.10.14.
영국 의회 개원 이튿날인 15일에는 룩셈부르크에서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이 회동한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 대표가 이들에게 영국과의 협상 진전 상황을 추가로 보고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16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프랑스 툴루즈에서 정례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두 정상은 이후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차기 EU 집행위원장과 만난다.
 
17~18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달 31일로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EU 정상들이 모이는 마지막 자리인만큼 이 곳에서 브렉시트 합의 또는 연장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19일은 영국 의회가 설정한 브렉시트 재협상 시한이다. 영국 의회는 이날 특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영국 의회가 토요일에 소집되는 건 1982년 4월 3일 포클랜드 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지난 9월 통과된 '벤 엑트'(Benn Act. 정식명칭 EU탈퇴법)에 따라 존슨 총리는 이날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해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EU에 서한을 보내 탈퇴일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어떻게든 이달 31일 EU 탈퇴를 실시하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가 EU와의 합의에 실패해도 반대를 무릅쓰고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영국은 이달 31일 현지 시간으로 오후 11시 EU를 탈퇴한다. '벤 엑트' 법안에 따라 존슨 총리가 시한 연장을 부탁하고, EU 27개국 모두가 이에 동의하면 브렉시트는 내년 1월 31일로 미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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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10/15 02:34:4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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