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게 야윈 이학재, 단식 13일째…"조국 사퇴할 때까지"

기사등록 2019/09/27 12:27:31

최종수정 2019/09/27 13:17:31

"조국, 시간이 지날수록 뻔뻔해지는 것 같다"

"조국과 文대통령, 엄호하는 세력에 분노한다"

황교안·나경원 등 당 지도부 찾아 단식 만류

이날 오후에는 초선 의원들 단식 중단 촉구

"조국 사퇴할 때까지 단식…아직 견딜 만하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의원이 진맥을 받고 있다. 2019.09.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의원이 진맥을 받고 있다. 2019.09.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문광호 기자 = 단식 13일째인 27일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단식 농성장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찾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꼿꼿하게 앉아 자리를 지키던 이 의원은 이제 제 몸의 무게를 이기기조차 힘든 듯 차마 일어나지 못했다. 저녁에 덮고 자는 담요를 베개 삼아 누운 그는 광대가 훤히 드러나고 피부는 까맣다 못해 거무죽죽해졌다.

그는 숨을 쉴 때마다 움푹 파이는 것이 보일 정도로 주린 배를 손으로 움키면서도 "(조국 사태에)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정상화는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켜야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 계단 앞 단식 농성장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나 언제 단식을 멈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조국이 사퇴할 때"라고 답했다.

그는 "(조 장관이) 시간이 지날수록 뻔뻔해지는 것 같다. 어이가 없다"며 "민의에 의해서 탄핵된 사람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들어오는 것부터 어불성설인데 국회 들어와서 뻔뻔하게 그렇게 하는 게 참…"이라며 개탄했다.

조 장관 사퇴 운동 최전선에 선 이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 선 조 장관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대뜸 "하지 않아야 될 전화를 했다. 전화하면 안 되지 않나"라며 "자기 부인이 놀라서 그랬다는데 그게 말이 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자기 부인만 중하고 검찰 공정 수사는 아무렇게나 해도 되냐"며 "법을 아는 사람이 말도 안 되는 궤변을 합리화시킨다"고 조 장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의원을 찾은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먼저 와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9.2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의원을 찾은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먼저 와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9.27. [email protected]
이 의원은 조 장관에 분개하면서도 말하는 데 애먼 힘을 쓰지 않겠다는 듯 소리를 줄였다. 13일째 접어든 이 의원의 단식은 지금까지만으로도 국내 정치인 중 8번째로 긴 단식에 해당한다. 국내 정치인 중에 가장 오래 단식을 한 사람은 현애자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다. 현 전 의원은 제주 군사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2007년 6월7일부터 7월3일까지 27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물과 소금만으로 단식을 이어가는 그는 "배고픈 게 가장 힘들다. 기력이 좀 떨어지고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그런데 이제 분노가 더 생긴다. 어처구니없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낸 조국과, 조국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 또 그것을 엄호하는 유시민 공지영 같은 사람들에 대해 분노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본관 앞을 단식 농성장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고 조국 사태에 대한 민심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단식 농성에 건강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의원 곁을 지키던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13일이면 오래 됐다. 의사도 언제든 심정지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며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걱정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도 이 의원을 찾아 "단식을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온 박인숙 한국당 의원은 이 의원의 맥을 짚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이 의원을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황교안 대표가 단식농성중인 이학재 의원을 찾아 격려와 위로를 하고 있다.2019.09.2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황교안 대표가 단식농성중인 이학재 의원을 찾아 격려와 위로를 하고 있다.2019.09.23.  [email protected]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이 의원과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단식 기간이 길어지니까 건강에 대한 걱정을 전했다"며 "본인은 계속 그냥 버텨보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를 대신해서 투쟁하는데 우리가 열심히 싸울 테니까 (돌아)가자. 체력을 회복해서 국정감사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감기에 걸리면 체력이 버티지 못할까봐 걱정"이라면서도 "아직 견딜 만하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 의원의 단식과 이 의원을 걱정하는 이들의 단식 만류는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45분께는 한국당 초선의원들이 모여 이 의원의 단식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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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게 야윈 이학재, 단식 13일째…"조국 사퇴할 때까지"

기사등록 2019/09/27 12:27:31 최초수정 2019/09/27 13: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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