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민 "다시 열정"···8년만에 돌아온 쇼팽 스페셜리스트

기사등록 2019/09/24 18:35:03

임동민 ⓒ봄아트프로젝트
임동민 ⓒ봄아트프로젝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젊었을 때 쇼팽 해석은 열정적이었어요. 섬세하고 지적으로 해석이 변했다가, 이제 다시 열정적으로 돌아왔죠."

8년 만에 새 음반을 발매한 피아니스트 임동민(39)은 한결 편안해져 있었다. 20일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발매한 3집 '쇼팽 & 슈만'을 들어보면 안다. 2011년 쇼팽 음반 이후 처음 발매한 앨범.

예전 임동민의 쇼팽이 구조적이었다면, 이번 쇼팽은 절박함을 지난 순수함과 투명함으로 뜨거움이 차오른다. 섬세하고 지적인 연주 스타일로 '냉정함'이라는 수식이 따르던 임동민에게 느껴진 변화다. 2005년 임동민은 동생 임동혁(35)과 함께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콩쿠르' 공동 3위에 오른 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통했다.

임동민은 24일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쇼팽은 항상 쳐 왔던 곡이고, 쇼팽을 쳐야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여전히 임동민이 쇼팽 음악에 관심이 많고 애정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는 "'왜 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좀 그래요. 쇼팽이란 곡은 화려하고 효과가 많다 보니 제게는 중요한 레퍼토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음반에는 쇼팽 '스케르초'와 함께 슈만의 '어린이 정경'이 실렸다. 임동민은 "슈만은 좀 감성적에요. 순수하고, 그런 점에 끌려 연주를 하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그간 여러 고민을 많이 한 임동민은 이번 앨범에 대해 만족도를 표했다. "1년 동안 많은 준비와 연구를 한 작품이기 때문이에요. 나름대로 음반이 잘 됐더라고요"라며 흡족해했다.

지난 7월 서울 혜화동 JCC 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3일 동안 녹음한 앨범이다. 서울시향, 백건우, 조수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작업한 톤마이스터인 최진 셈프레 라 무지카(sempre la musica) 대표가 녹음 프로듀서를 맡았다.

최 톤마이스터는 "동민 씨가 녹음에서 다른 연주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정말 몇 테이크를 뜨지 않는다는 거예요. 적은 양의 테이크에서골라 담죠"라고 설명했다.

임동민의 최근 음반은, 그의 지금 심경을 가장 날 것으로 담아낸다는 이야기다. 슈만이라는 작곡가는 내면 세계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민이 슈만을 선택한 이유다. 최 톤마이스터는 "동민 씨가 여러가지 고민을 하면서, 음악도 한층 깊어졌어요. 8년 전보다 훨씬 더 음악적인 완성도가 높다"고 들었다.

임동민의 처음인 쇼팽, 지금인 슈만이 모두 담긴 이번 음반으로 임동민의 음악 인생을 고루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임동민은 1996년 국제 영 쇼팽 콩쿠르 1위를 시작으로 각급 콩쿠르를 휩쓸며 차세대 연주자로 지목됐다. 이탈리아 비오티 국제 콩쿠르 3위, 부조니 콩쿠르 3위, 차이콥스키 콩쿠르 5위, 프라하 봄 국제 콩쿠르 2위 등을 석권했다. 특히 한국인 최초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쇼팽 콩쿠르를 동시에 입상한 피아니스트였다.

대구 계명대에서 차세대 연주자들을 가르치는 중견 피아니스트가 된 임동민은 여유가 생겼다. "개인적으로 아티스트에게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휴식과 공백기가 필요하다"고 봤다.

음악적인 부분뿐 아니라 인생이나 사회적인 부분에서 변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인생이 음악이고 음악이 인생이니, 카잘스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어떻게 보면 변화하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임동민은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 전국 투어를 돈다. 10월28일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1월15일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17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12월12일 인천 엘림아트센터 엘림홀, 14일 통영국제음악당무대에 오른다. 음반 수록곡인 슈만 어린이 정경과 쇼팽 스케르초 전곡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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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민 "다시 열정"···8년만에 돌아온 쇼팽 스페셜리스트

기사등록 2019/09/24 18:35:0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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