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日석탄재 4천t 동해항서 통관 대기…첫 방사능 현미경 전수조사

기사등록 2019/09/02 17:49:22

일본산 석탄재 첫 방사능 전수조사 현장 가보니

방사능량 간이측정 '합격'…최종 결과는 열흘 뒤

【동해=뉴시스】변해정 기자 = 일본 마이즈루시항에서 석탄재를 싣고 온 일본기업 태평양시멘트 소속 선박 '아시안 피닉스 파나마'(ASIAN PHOENIX PANAMA)가 강원 동해항에 정박해있다. 2019.09.02. hjpyun@newsis.com
【동해=뉴시스】변해정 기자 = 일본 마이즈루시항에서 석탄재를 싣고 온 일본기업 태평양시멘트 소속 선박 '아시안 피닉스 파나마'(ASIAN PHOENIX PANAMA)가 강원 동해항에 정박해있다. 2019.09.02. [email protected]
【동해=뉴시스】변해정 기자 = "방사능 간이측정 검사 결과 이상 없습니다. '합격'입니다. "

2일 오후 3시. 이윤중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폐기물관리팀장(조사관)이 강원 동해시 동해항에서 일본산 석탄재 폐기물 시료의 방사능을 측정했다.

석탄재 표면 방사능량은 평균 0.22μSv/h, 석탄재로부터 1m 떨어진 곳에서의 방사능량은 0.15~0.18μSv/h 범위로 나왔다. 항구 배경 농도인 0.01~0.14μSv/h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관리 기준치(0.3μSv/h) 이하였다. 

이 시료는 일본기업 태평양시멘트 소속 4500t급 선박인 '아시안 피닉스 파나마'(ASIAN PHOENIX PANAMA)호에서 1㎏씩 두 번 채취한 것이다.

석탄재 수입업체 측인 쌍용양회공업㈜ 관계자의 입회 하에 조사관 2인1조로 이뤄져 채취 작업이 이뤄졌다. 약 5m 길이의 시료 채취기기를 이용해 선박에 실린 석탄재의 시료를 채취하는 것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첫 번째 시료는 현장에서 직접 방사능량 간이측정을 했는데, 간이측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3차례씩 측정해 평균값을 냈다. 다른 시료는 방사능(Cs-134, Cs-137, I-131) 농도 검사를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에 보내졌다.  

 이번 조사 대상 석탄재량은 약 4000t이다. 아시안 피닉스 파나마호가 지난달 31일 일본 마이즈루 항에서 싣고선 이튿날인 이달 1일 오후 4시35분께 동해항에 입항했다. 평소라면 선박과 연결된 쌍용양회 북평공장의 사일로(시멘트 저장탱크)로 석탄재를 옮기고선 일본으로 돌아갔을 터였다.

【동해=뉴시스】김경목 기자 =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공무원이 2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동해항에 정박한 석탄재 운반선에 승선,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쌍용시멘트)가 시멘트 연료로 쓰기 위해 일본 관서전력 마이즈루발전소로부터 수입한 석탄재(폐기물)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2019.09.02.    photo31@newsis.com
【동해=뉴시스】김경목 기자 =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공무원이 2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동해항에 정박한 석탄재 운반선에 승선,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쌍용시멘트)가 시멘트 연료로 쓰기 위해 일본 관서전력 마이즈루발전소로부터 수입한 석탄재(폐기물)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2019.09.02.    photo31@newsis.com
하지만 환경부가 지난달 8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수입 석탄재에 대한 통관 절차를 강화하기로 발표한 후 수입된 탓에 일본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정박해있던 것이었다. 

통관 단계에서 방사능량 전수조사를 벌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석탄재 수입업자가 수입 신고때 공인기관의 방사능 검사 성적서와 중금속 성분 분석서를 제출하고, 통관 시마다 방사선 간이측정 결과를 내면 됐다. 환경부는 이를 분기별로 한 차례씩 그 진위 여부를 점검해왔다. 그러나 이날부터 통관되는 모든 건에 대해 조사를 벌이게 된다.

점검 결과 기준 초과 사례가 적발되면 반출 명령 등의 조치를 취하고 검사 주기를 추가 단축하겠다는 게 당국의 복안이다.

석탄재는 화력발전소에서 유연탄을 태우고 남은 재로, 산업폐기물에 해당하지만 국내 시멘트 공장에서 시멘트 원료로 활용한다.

 지난해 수입된 전체 폐기물 253만5000t 중 절반(126만8000t)이 석탄재다. 수입 석탄재의 대부분은 일본산이다.

김효영 원주환경청 환경관리과장은 "그간 일본산 폐기물의 방사능 기준 초과 사례는 없었다"면서 "첫 전수조사 석탄재도 방사능량이 기준치 이하로 합격해 반출하지 않고 하역하나, 최종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공장에서 쓸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동해=뉴시스】김경목 기자 =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공무원들이 2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동해항에서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쌍용시멘트)가 시멘트 연료로 쓰기 위해 일본 관서전력 마이즈루발전소로부터 수입한 석탄재(폐기물)에서 시료를 채취해 간이방사선을 측정해 기록하고 있다. 2019.09.02.    photo31@newsis.com
【동해=뉴시스】김경목 기자 =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공무원들이 2일 오후 강원 동해시 삼화동 동해항에서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쌍용시멘트)가 시멘트 연료로 쓰기 위해 일본 관서전력 마이즈루발전소로부터 수입한 석탄재(폐기물)에서 시료를 채취해 간이방사선을 측정해 기록하고 있다. 2019.09.02.    photo31@newsis.com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장 열흘이 걸린다. 통관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다보니 업체로서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쌍용양회 북평공장은 동해공장에 이어 국내 단일 시멘트공장으로는 두 번째로 크다. 지난해에만 일본에서 48만t의 석탄재를 들여와 1만5000t의 시멘트를 생산해냈다. 시멘트의 90% 이상이 석회석으로 돼 있고, 석탄재 비중은 0.04~0.05% 정도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일본산 석탄재 통관절차 강화로 하역때마다 보관 비용이 더 들게 되고 시멘트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지만 정부 정책에 협조해야 되지 않겠냐"며 "정부와 함께 국내에서 매립돼 재활용되지 않는 석탄재의 활용 방안과 석탄재 대체재 발굴을 강구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멘트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데도 발생 또는 사용 시기의 차이로 발전사에서 땅에 묻는 비산재는 지난해 기준 180만t에 달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입 석탄재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특정 국가와의 무역 분쟁에 대응하는 조치가 아니다"라며 "국내업계의 불편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고 언급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르포]日석탄재 4천t 동해항서 통관 대기…첫 방사능 현미경 전수조사

기사등록 2019/09/02 17:49:22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