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 판매 잔액 8224억 수준
전체 판매 잔액 99.1%, 은행에서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
은행 판매한 DLS 등 파생결합상품, 최대 95% 손실 예상
【서울=뉴시스】최선윤 이준호 기자 = 주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DLS)에서 수천억원 대 손실이 예상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이 파생결합증권(DLS)과 같은 초고위험의 옵션매도 상품을 권유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이 과도한 투자상품을 권유하도록 계속해서 허용하는 한 '불완전판매'의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와 반대로 투자성향이 보수적인 은행 이용자에게 이 같은 상품을 팔았다 하더라도 원금 손실 위험 고지 등 금융회사가 규정대로 판매 절차를 밟았다면 '불완전판매'로 속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는 설명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DLS) 판매 잔액은 총 8224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 잔액의 99.1%(8150억원)는 은행에서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됐다. 고객별로는 개인투자자(3654명)가 투자한 금액이 7326억원으로 전체 판매잔액의 89.1%를 차지했다.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이 다수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은행에서 판매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의 위험성을 인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불완전판매에 해당할 개연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박선종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증권사는 투자수익을 목표로 하는 금융소비자가 찾는 곳이라 해당 상품을 판매했더라도 문제 삼기 어렵겠지만 은행이 비전문가인 기업이나 개인에게 초고위험의 '옵션매도'를 권유해 손해를 끼쳤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DLS)에 대해 원금 손실 등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불완전판매에 해당될 수 있다"며 "일반인이 위험을 인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 등 금융회사가 고객의 투자성향 분석, 원금 손실 위험 고지 등 완전판매 절차를 거쳤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회사가 해당 상품과 관련해 투자자에게 원금 손실 등 위험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결국 이번 DLS 사태의 쟁점은 '불완전판매'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파생결합상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해서 무조건 불완전판매라고 볼 수는 없다. 불완전판매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과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을 추진해야 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강한 사후적 처벌과 은행의 고위험 옵션매도 상품 판매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강한 사후적 처벌이 있을 땐 금융회사들이 파생결합상품 판매에 대해 신중을 기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기법들이 워낙 자주 바뀌며 다양하게 조합되고 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에 대한 강한 사후적인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선종 교수는 "은행이 과도한 투자상품을 권유하도록 허용하는 한 불완전 판매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파생상품이나 파생결합증권을 통한 은행의 옵션매도 상품 판매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교수는 "은행에서 금융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파생결합상품을 팔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엄청난 손해를 볼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의 경우, 특히 손실을 방어하기 어려운 개인에게는 상품 판매 자체를 처음부터 제한해야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파생결합상품의 만기 때 손실률이 최대 95%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은 현재 금리가 만기(9~11월)까지 유지 시 예상 손실 금액이 -1204억원으로 평균 예상손실률이 95.1%다. 해당 상품은 지난 7일을 기준으로 판매금액 전체가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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