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필요시 공매도 규제 강화 등 컨틴전시 플랜 가동"

기사등록 2019/08/06 11:37:17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간담회 개최

"대외적 악재로 증시 하락…우리 기초체력 견조"

"불안심리 자극하는 과도한 반응 자제해야"

【서울=뉴시스】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에서 증권시장 상황점검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에서 증권시장 상황점검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의 카드를 꺼내들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증권시장상황을 점검하고 단기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융위 사무처장, 자본시장정책관, 금감원 부원장보,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증권·운용사 임원 4명, 증권·선물사 리서치 센터장 3명, 금투협회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손 부위원장은 "금융시장에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과도한 반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을 활용해 시장상황에 맞는 조치를 적시에 시행해 우리시장의 회복력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컨틴전신 플랜에 대해 "증시 수급 안정과 변동성 완화를 위한 증권유관기관 및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서부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에 이르기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 중 시장 상황에 적절한 정책을 취사선택해 신속·과감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기업의 자사주 매입한도를 풀고,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지난 2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간소화 국가·백색국가) 한국 배제 발표 이후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5일 코스피는 3년1개월여 만에 1950선을 밑돌았고 코스닥은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7%가 넘는 하락세를 보인 끝에 570선 아래로 떨어졌다.원·달러 환율은 3년5개월만에 1200원선을 넘어 1215.3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손 부위원장은 "어제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향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 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급변했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지난 2일 이후 2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3.5% 하락했고, 주요국 및 아시아 증시도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반박했다.

지난 2~5일 주요국 증시 하락폭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3.5% 내려앉았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 일본 닛케이225지숭는 3.81%, 홍콩항셍지수는 5.31%,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26%, 독일 닥스(DAX) 지수 4.81%,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7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68% 하락했다.

또 외환시장의 경우 달러·위안 환율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면서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도 동반해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금융위는 분석하고 있다.

손 부위원장은 "오늘 아침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는 발표로 미중 무역갈등이 통상문제에서 환율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요국과 우리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최근의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는 복수의 대외적 악재가 겹쳐 발생하면서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일어난 측면이 크다고 해석했다. 또 우리 금융시장의 기초체력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과도한 반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우리 금융시장은 그간 많은 외부충격을 받았었지만 양호한 대내외 건전성으로 이를 조기에 극복해 왔다"며 "우리 증시는 그간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의존한 오버슈팅이 발생하지 않았고 글로벌 주식시장에 비해 기업의 순자산대비 주가비율(PBR)이 높지 않은 만큼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기준 주요 시장의 PBR을 보면 미국 3.36배, 일본 1.19배, 홍콩 1.24배, 싱가포르 1.24배, 영국 1.72배, 중국 1.54배, 대만 1.7배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0.84배에 불과하다.

그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인해 당장 전반적인 금수조치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불안심리를 자제하고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불안요인이 지속될 경우 더 큰 시장충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 모두 객관적인 시각에서 냉정을 되찾고 차분히 대응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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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필요시 공매도 규제 강화 등 컨틴전시 플랜 가동"

기사등록 2019/08/06 11:37: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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