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제예술제, 평화의 소녀상 철거…'테러 예고·협박 탓'

기사등록 2019/08/03 19:48:58

실행위원장 "일본 교토애니메이션 방화사건 고려"

김서경 작가 제공
김서경 작가 제공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개최 중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을 포함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를 3일 돌연 중단했다.

3일 아사히신문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실행위원장인 오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표현의 부자유전 전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는 평화의 소녀상, 일왕, 평화헌법 9조 등 일본에서 금기시하는 내용을 다뤘다는 이유로 전시를 하지 못했던 작품 17점이 전시됐다.

오오무라 지사는 "테러 예고나 협박 전화 등으로 사무국이 마비된 상황"이라며 "예술제를 안전하게 치루고 싶다는 생각에 이런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명이 사망한 최근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을 의식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오오무라 지사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정치적 압박 때문에 기획전을 철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와무라 타카시(河村たかし) 나고야시(名古屋市) 시장은 전날 '행정의 입장을 뛰어넘은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전시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문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예술감독인 츠다 다이스케(津田大介)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화와 이메일로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테러를 예고하는 전화도 있었다"며 "전시의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앞선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전시가 개막한 1일 하루만 (기획전) 테러 예고나 협박, 직원 신상 캐기 등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항의가 200건에 달했다"며 "대응하는 직원들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을 흔드는 것이 예술인데 '누군가의 감정을 해친다'는 이유로 자유로운 표현을 제한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정치적 주장을 위한 기획전이 아니였다. 실물을 보고 각자 판단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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