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③'황제' 드레슬, '신성' 티트머스, '망신' 쑨양(종합)

기사등록 2019/07/28 23:32:07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접영 100m 결승,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의 카엘렙 드레슬이 기뻐하고 있다. 2019.07.27.20hwan@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접영 100m 결승,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의 카엘렙 드레슬이 기뻐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권혁진 기자 = 국내에서 처음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수많은 해외 수영 스타들이 다양한 사연을 남겼다.

케일럽 드레슬(미국)은 절정의 기량으로 명성을 입증했다. 2년 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7관왕에 오르며 마이클 펠프스(미국·은퇴)를 이을 '황제'로 등극한 드레슬은 이번 대회에서도 무려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폐막 하루 전인 27일 행보는 '역시 드레슬'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2시간도 안 돼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04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2연패에 성공하더니 접영 100m 결승도 1위로 끝냈다. 기록은 49초66. 2위 안드레이 미나코프(러시아·50초83)에게 1초17 앞선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동료들과 함께 한 혼성 계영 400m에서도 미국 대표팀의 첫 번째 영자로 헤엄쳐 초반 1위를 이끌며 3분19초40의 세계기록과 금메달에 일조했다.

앞서 접수했던 접영 50m, 계영 400m, 자유형 100m를 포함한 6관왕으로 두 대회 연속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남자 접영 100m 준결승에서는 49초50으로 펠프스가 10년 간 보유하던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여자부에서는 여러 별들 중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가장 빛났다.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50m 결승, 금메달을 획득한 스웨덴의 사라 셰스트룀이 기뻐하고 있다. 2019.07.27.20hwan@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50m 결승, 금메달을 획득한 스웨덴의 사라 셰스트룀이 기뻐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셰스트룀은 여자 접영 50m에서 25초02로 2015 카잔 대회,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사상 첫 이 종목 3연패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통산 3회 우승으로 잉어 더 브라윈(네덜란드·2회)을 밀어내고 최다 우승자로도 등극했다.

자유형 50m와 접영 100m에서는 은메달을 가져갔고, 자유형 100m와 자유형 200m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광주에서 획득한 메달만 5개다.

접영 100m 시상식에서는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줬다. 4연패 무산으로 속이 쓰릴 법도 했지만 셰스트룀은 금메달을 거머쥔 19세 마가렛 맥닐(캐나다)을 향해 "정말 인상적이었다. 정말 좋은 레이스를 했다. 그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활짝 웃었다.

시상식에서는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일본의 이케에 리카코를 위한 깜짝 이벤트를 주도했다. 엠마 매키언(호주)을 포함한 시상대에 선 세 선수는 셰스트룀의 권유로 손바닥에 'RIKAKO ♡ NEVER GIVE UP IKEE ♡'(리카코,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문구를 적어 세계를 감동시켰다.

드레슬과 셰스트룀이 왕좌를 지켰다면 헝가리의 만19세 크리스토프 밀락은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히 발돋움한 경우다.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24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200m 결승, 금메달을 획득한 이탈리아의 페데리카 펠레그리니와 은메달을 차지한 호주의 아리안 티트머스, 동메달을 차지한 스웨덴의 사라 셰스트룀이 포옹을 하고 있다.2019.07.24.20hwan@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24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200m 결승, 금메달을 획득한 이탈리아의 페데리카 펠레그리니와 은메달을 차지한 호주의 아리안 티트머스, 동메달을 차지한 스웨덴의 사라 셰스트룀이 포옹을 하고 있다[email protected]
밀락이 강한 인상을 남긴 종목은 접영 200m다. 밀락은 결승에서 1분50초73을 기록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1분51초대의 벽을 깬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밀락 역시 드레슬과 마찬가지로 펠프스의 아성을 넘어섰다. 1분51초51이라는 펠프스의 10년 묵은 기록을 0.78초나 줄였다. 2년 전 만 17세로 1분53초79의 당시 세계주니어기록을 찍었던 밀락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무대를 접수했다.

또한 2003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만 18세로 챔피언에 오른 펠프스에 이어 16년 만의 이 종목 10대 챔피언이 됐다.

밀락은 "레이스를 마치고 돌아봤을 때 1분50초73이라는 기록을 본 뒤 모든 압박과 긴장이 사라지고 기쁨이 몰려왔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펠프스는 후배에게 경의를 표했다. "기록이 깨진 것은 아쉽지만 그 아이의 마지막 100m 역영은 믿을 수 없었다"며 "출발부터 터치패드를 찍을 때까지 멋진 레이스를 했다"고 칭찬했다.

여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는 19세 아리안 티트머스(호주)가 케이티 레데키(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티트머스는 50m 남기고 레데키에게 0.62초차로 밀렸지만 무서운 스퍼트 능력을 자랑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2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시상식,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쑨양과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마쓰모토 가쓰히로, 동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마르틴 말류틴이 기념촬영을 하는 가운데 함께 동메달을 획득한 영국의 덩컨 스콧이 외면한채 이동하고 있다. 2019.07.23.20hwan@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환 기자 = 2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시상식,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쑨양과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마쓰모토 가쓰히로, 동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마르틴 말류틴이 기념촬영을 하는 가운데 함께 동메달을 획득한 영국의 덩컨 스콧이 외면한채 이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티트머스의 최종 기록은 3분58초76으로 3분59초97의 레데키보다 1초21이나 앞섰다. 50m에서 레데키보다 1.83초나 빨리 질주한 셈이다. 티트머스는 "레데키는 여자 자유형 중거리 선수들이 꿈꾸는 것을 하고 있다. 내가 꿈꿔오던 것을 해내서 너무 기쁘다"면서 "아마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레데키는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어올 것이다. 다시 레이스를 펼칠 것이 기대된다"며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지난 17일 광주 입성 후 고열 등이 겹쳐 자유형 400m 타이틀을 빼앗긴 레데키는 자유형 800m 우승으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중국의 쑨양은 남자 자유형 400m 최초의 4연패라는 대업을 이뤘다.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보태 2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그가 주목을 끈 것은 성적이 아닌 약물 논란이었다. 2014년 5월 중국반도핑기구(CHINADA)가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트리메타지딘(Trimetazidine) 양성 반응을 보여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쑨양은 지난해 다시 한 번 사고를 쳤다. 지난해 9월 도핑 검사관이 집을 방문했을 때 혈액이 담겨있던 샘플을 망치로 훼손해 테스트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료 선수들은 쑨양과 그의 출전을 막지 않은 국제수영연맹(FINA)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른바 '쑨양 패싱'을 선보였다. 맥 호튼(호주 자유형 400m 은메달)과 던컨 스콧(영국 자유형 200m 동메달)은 금메달을 따낸 쑨양과의 악수와 기념 촬영을 거부했다.

쑨양은 "신분증 없이 도핑 테스트를 하러 온 사람에게 혈액, 소변 등 중요한 정보를 내줄 선수가 있나. 신분증이 없다면 줄 수 없다.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내가 말할 수 있는 기회도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행동이 모든 선수의 권리를 지켜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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