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전남해안 상륙·밤 동해상으로 빠질 듯
덴빈·나크리와 유사 경로…"영향은 달라질 수도"
기상청 "올여름 1~2개 태풍이 추가로 영향줄 듯"
지난 16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해상에서 발생한 다나스는 대만, 중국 상해 인근 등을 지나 우리나라에 도달했다. 따뜻한 바닷물이 흐르는 구역을 통과하면서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소형 태풍으로 남부지방에 물폭탄을 내리고 떠날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극단적이고 이례적이며 광범위한 폭우가 내리겠다"며 "절대적인 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산지에는 700㎜ 이상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경로는 2012년 덴빈·2014년 나크리와 비슷하지만…."
우리나라에 인접한 구역에서 다나스의 경로는 2012년 발생한 태풍 '덴빈(TEMBIN)'과 유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덴빈은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전라남도 완도 부근에 상륙한 뒤 북동진해 동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했다.
덴빈이 상륙해 육상을 지나는 동안 충청도와 전라도에서는 북서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와, 덴빈이 몰고 온 다량의 따뜻한 수증기가 충돌해 최대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는 최대순간풍속 30m/s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다.
다만 앞선 태풍들과 경로·특성이 비슷하다고 해서 그 여파까지 비슷할 지는 미지수다.
기상청 관계자는 "개별 태풍별로 강수량이나 바람 등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로가 유사하다고 그 영향까지 비슷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주요 태풍 어땠나…2002년 '루사' 최강
우리나라를 거친 주요 태풍 중 '최강'으로 꼽히는 것은 2002년의 '루사(RUSA)'다. 가장 극심한 비 피해를 가져온 태풍으로 지목된다.
루사는 강원·충청지역에 하루 최고 1000㎜라는 기록적인 비를 뿌렸다. 영동지방은 1시간에 80㎜, 하루 만에 870㎜의 폭우가 쏟아졌다. 5조150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 3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바람이 강했던 태풍으로는 2010년 '곤파스(KOMPASU)'가 지목된다. 충남 서쪽 해안에서 우리나라를 관통해 동해로 빠져 나가기까지 고작 4시간이 걸렸으나, 그 와중에 20여명의 사상자와 176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홍도에서는 초속 53.4m의 최대순간 풍속이 관측됐다.
한편 다나스는 20일 오후 남부지방과 경북내륙을 거쳐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같은날 밤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나스 이후에도 우리나라에는 1~2개 태풍이 더 찾아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북서태평양에서 평년 수준으로 11~13개 태풍이 발생해 이 중 1~3개 태풍의 영향을 받겠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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