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설비 업체 화웨이(華爲) 기술이 실리콘밸리 마이크로칩 제조사 CNEX의 기업비밀을 훔친 혐의로 제기된 소송에서 패소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은 27일 텍사스 주 연방법원 배심이 전날(현지시간) 화웨이가 공동 설립한 회사가 CNEX의 기업비밀을 유출해 이용한 사실을 인정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연방법원은 지난 3일 시작한 심리 끝에 화웨이가 CNEX의 컴퓨터 데이터 저장장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기술과 관련한 기밀을 수년에 걸쳐 훔쳤다고 판정했다.
CNEX의 기술은 인공지능(AI) 등이 생성한 방대한 정보를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CNEX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델(Dell)이 투자한 신흥기업이다.
연방법원 배심은 CNEX의 승소 평결을 내렸지만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선 기각 결정을 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 대변인은 평결이 기대하지 못한 것이라며 불복해 항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NEX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평결이 "법의 지배 승리이자 윤리적인 기업행동의 세계 기준이 승리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화웨이와 CNEX 간 법적 다툼은 2017년 12월 화웨이가 자사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CNEX를 고소하면서 시작, 소송 공방전이 이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CNEX가 화웨이를 상대로 반도체 핵심기술을 훔치려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CNEX는 마이크로칩을 생산하는데 공동설립자인 이렌 로니 황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과거 화웨이의 미국법인 퓨처웨이에서 2년간 일했던 경력이 있다.
화웨이는 CNEX 칩 연구개발 부서의 기밀을 빼내려고 자사 직원에게 잠재적인 고객 행세를 하면서 씨넥스 연구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고 CNEX는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를 수출 규제 블랙리스트(EL)에 올려 미국산 부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진행해 관심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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