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했던 시진핑 방북 1박2일, 혈맹 과시…김여정 위상도 눈길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북한 국빈방문이 21일 마무리됐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중국 중앙(CC)TV는 이날 시 주석이 북한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시 주석의 국빈방문에서 두 나라 사이의 우호와 친선을 강조하는 모습을 여러 군데서 보였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이 공항에 도착할 때 직접 마중을 나온 것은 물론이고 평양 도심을 지붕이 없는 무개차를 타고 시 주석과 함께 카퍼레이드를 했다.

거리에는 북한 인공기, 중국 오성홍기, 꽃술 등을 든 수십만 주민들이 나와 환호했고, 곳곳에 '조중(북중)'친선이나 '환영 시진핑' '등의 문구가 쓰인 간판도 눈에 띄었다. 육교 위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환호를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또 공항에서 성대한 환영에 이어 북한 주체 사상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공식 환영행사도 따로 가졌다. 금수산태양궁전에서 환영행사를 한 것은 외국정상으로는 처음이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며, 김정은 위원장이 계기마다 노동당 및 국무위원회 간부들과 헌화 및 참배를 하는 핵심시설이다.

공식 환영행사를 이곳 광장에서 진행한 것은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고 전통적인 전략적 협력 관계를 과시함과 동시에, 중국과 '혈맹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연출로 풀이된다.

정상회담 뒤 이어진 환영 연회장에서도 두 나라의 친선관계가 부각됐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 방북시에는 양 정상이 앉는 주빈 식탁 뒤로 푸른 한반도와 하얀 비둘기가 장식된 배경이 장식됐다. 통일과 평화, 번영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번 주빈 만찬 식탁 배경은 중국을 대표하는 꽃인 매화와 북한의 국화(國花)인 목련으로 장식됐다. 또 만찬장 이곳 저곳에 인공기와 오성홍기가 장식됐으며 '조중친선'이라는 문구도 걸려 있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代)를 이어 김정은 시대에도 북중 친선은 개화하고 만발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는 것 같다"며 "북중 친선의 만년대계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시 주석을 위해 마련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에서도 북중 친선은 강조됐다. 대집단체조는 암전된 가운데 인공기와 오성홍기가 능라도 5월1일경기장 한 가운데서 만나는 것으로 시작됐다.

공연 내내 인공기와 오성홍기가 장면들을 수 놓았으며, 수만명의 관객들도 두 손에 두 나라 국기를 들고 흔들었다. 공연은 한글과 함께 중국어로 진행됐으며, 시진핑 주석의 초상화를 표현한 카드섹션도 연출됐다.

공연 피날레를 장식하는 카드섹션에서는 "조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라는 문구가 오성홍기를 상징하는 붉은색 바탕에 노란색 글자로 새겨졌다.

한편 이번 방북 기간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이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 도착 당시 김 제1부부장은 한때 숙청설이 돌았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 바로 다음으로 일곱 번째에 서서 시 주석과 악수했다.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군부 인사보다 더 앞에 위치했다.

김 제1부부장이 북중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에 포함됐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지만, 사진만 놓고 봤을 때는 오히려 위상이 전보다 높아진 측면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같은 날 노동당 본부청사 앞에서 진행된 시 주석과 당 정치국 간부들과의 기념촬영에서는 김 제1부부장이 빠져 해석이 분분하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김 제1부부장의 공식서열이 전보다 높아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당 정치국, 정무국 등 지도부 서열과 인사에서 일부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1~4차 김 위원장 방중 당시 공식 수행원으로 항상 이름을 올렸던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배석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공항에 이어 대집단체조 관람석에서도 김 제1부부장 옆에 앉았다.

이 밖에 김정은 위원장의 왼손도 눈에 띄었던 점 중 하나다. 시 주석을 영접하기 위해 직접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왼손에 반창고로 추정되는 것을 감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왼손 반창고는 이어 정상회담과 환영 연회, 대집단체조 관람 사진 등에서도 계속 확인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