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강력반발 뚫고 물적분할안 확정(종합2보)

기사등록 2019/05/31 14:38:15

최종수정 2019/05/31 14:44:13

주총장 변경한 끝에 물적분할 안건 통과

6월3일 분할 등기…한국조선해양 출범

민주노총 "이번 주총은 무효"…법적대응 예고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사측과 대치하고 있다. 2019.05.31.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사측과 대치하고 있다. 2019.05.31.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물적분할(법인분할) 안건을 확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법인분할계획안 승인, 사내이사 선임 등 총 2개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총 주식의 72.2%인 5107만4006주를 가진 주주들이 참석했다.

먼저 분할계획안 승인 건은 참석 주식수의 99.9%인 5101만3145주가 찬성했으며, 이어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는 94.4%인 4819만3232주가 찬성표를 던져 2개 안 모두 가결됐다.

분할계획안이 승인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 등 2개 회사로 새롭게 출발한다.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자회사 지원과 투자, 미래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수행하는 기술중심 회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각 사업 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앞서 지난 3월8일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사 설립을 주요 골자로 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현대중공업 조영철 부사장(재경본부장 겸 CFO)과 주원호 전무(중앙기술원장)가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두 회사의 분할 등기일은 오는 6월 3일이며, 한국조선해양은 같은날 이사회를 열어 권오갑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울산=뉴시스】31일 오전 현대중공업이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하고 있다. 2019.05.31. (사진=현대중공업 제공)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31일 오전 현대중공업이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하고 있다. 2019.05.31. (사진=현대중공업 제공)[email protected]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물적분할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올리고 재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주식 가치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분할 이후 한국조선해양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하고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기존 현대중공업 주식은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이 바뀌며, 거래 중지 없이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물적분할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노사간 신뢰 구축에 전력을 기울여 빠른 시일 내에 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고용 안정, 단체협약 승계 등 임직원과의 약속도 그대로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역 사회에도 물적분할 과정에서 빚어진 일부의 오해가 불식될 수 있도록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울산을 대표하는 기업의 위상을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주주총회는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될 뻔 했으나 주총 장소와 개최 시간을 변경한 끝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회사는 앞서 이날 오전 7시30분께 주주와 임직원, 경비용역업체 직원 등 500여명을 주주총회 예정장소였던 한마음회관 입구로 보냈다.

지난 27일부터 한마음회관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던 노조가 사측을 막아서면서 한동안 양측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1일 오전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장 주변을 경찰 버스가 둘러싸고 있다. 2019.05.31.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1일 오전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장 주변을 경찰 버스가 둘러싸고 있다. 2019.05.31. [email protected]
대치가 한창이던 오전 9시께 현대중공업 본사 사내체육관으로 주총 장소가 변경됐다는 소문이 퍼졌고 노조는 곧바로 회사 정문 앞으로 몰려가 농성을 벌였다.

주총 예정시간인 오전 10시가 지나자마자 사측이 한마음회관 진입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반발에 막혔다.

노조가 주총을 막아냈다고 안심하고 있던 오전 10시30분께 회사는 갑자기 주총 장소와 시간을 오전 11시10분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 고시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울산대학교까지는 20km 가량 떨어져 있어 차량으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노조는 곧바로 바뀐 주총 장소로 출발했지만 속전속결로 진행된 주총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회사의 물적분할에 반대해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왔던 노조는 현재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이번 주총이 무효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단체는 "이번 주총은 변경사항에 대한 충분한 사전고지가 없었고 변경된 장소로 이동하기에 불가능한 시간을 고지했으며 주주들에게 이동 편의 역시 제공하지 않았다"며 "주주들의 주총 참석권과 의견표명권을 침해하는 등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는 위법한 주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투쟁은 결코 패배하지 않았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원상회복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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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강력반발 뚫고 물적분할안 확정(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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