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중앙은행, 4년 만에 경제지표 발표
원유판매 수익 전년 대비 5.6% 감소
경제규모, 2013년 대비 반토막

【카라카스=AP/뉴시스】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20일 대통령궁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4년만에 자국의 경제지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물가상승률은 13만60%까지 치솟았다. 2019.05.29.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2018년 경제지표를 발표했다. 물가상승률이 13만60%에 달했다. 경제규모는 2013년 이후 47.7%가 줄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4년 만에 자국의 경제지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2015년 베네수엘라 정부는 경제지표 발표가 '경제전쟁'과 닮았다고 발언한 뒤 경제 자료를 철저히 비공개로 부쳐왔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2018년 9월 기준 베네수엘라 경제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적인 경제 규모는 전년 대비 19.2% 축소됐다. 민간소비의 급격한 감소와 위협적인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영향이 주요 원인이 됐다.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18.7%, 공공 부문 소비는 9% 하락했다. 제조업 경기는 22.5%, 소매업 경기는 34.1% 축소됐다.
물가상승률은 13만60%까지 치솟았다. 중앙은행은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일부 경제학자와 국제통화기금(IMF)가 발표한 수치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원유 판매 수익은 298억달러(약 35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6% 감소했다.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경제학자인 고카 랄라구나는 트위터에 "차비스모(Chavismo·차베스식 포퓰리즘)가 베네수엘라 경제를 파괴하고 우리의 통화를 전멸시켰다"며 참담함을 표했다. 또 다른 경제학자는 "중앙은행은 사실상 모든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하고 있던 것이 밝혀졌다"며 "왜 이 자료들은 지금에서야 공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때 라틴아메리카의 부유한 국가였던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적인 혼란이 수 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선언하며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베네수엘라는 식량난과 전력난, 보건분야 인프라 붕괴로 인해 발생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7년 보건복지부는 2016년 기준 유아 사망률이 30%, 산모 사망률은 65% 증가했다는 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즉각 정보를 공개한 복지부 장관을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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