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만난 강원 화재 이재민들 "살려달라" 눈물…일부 원망도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강원 산불 피해 현장을 다시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재민들은 왈칵 눈물을 쏟아내며 터전을 잃은 서러움을 터트렸다.

화재 이후 두 번째로 강원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문 대통령은 26일 산불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인 고성군 토성면 성천리 마을을 방문했다. 100세대 중 58개의 가구가 산불 피해를 입어, 대다수 주민들이 임시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추적추적 내린 비는 마을 곳곳이 불에 타 검게 그슬린 건물들과 간신히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집들을 적시고 있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뒷산은 육안으로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검게 탔다.

문 대통령이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주민들은 집 잃은 슬픔을 터트렸다.

한 할머니는 "잘 좀 해 달라"며 울먹였다. 옆에 있던 할아버지는 "딸이 지어준 집인데 13년 만에 벼락을 맞았다"며 "80살 먹은 노인 죽으란 말이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이 "복구될 때까지 마을회관에 있느냐"고 묻자 이 할아버지는 "밖에서 죽지 않게 해 줘야지, 나이도 많아 꼼짝도 못 하고 있다"며 "국민이 있어야 대통령이 있잖소. 무엇을 하는 것이오"라고 분노를 터트렸다.

또 다른 할머니도 "도와달라"고 간곡히 외치며 "(마을 주민들도) 다 저와 같은 마음"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 마을 주민은 "제발 좀 살려 달라"며 "남편이 잠수함에서 35년 근무하다가 저 집 하나 남겨줬는데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없다. 살려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임시주거시설인 조립 주택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이 최대한 빠른 복구를 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복구가 될 때까지 임시 거주시설을 주는 것도 중요한데, 임시주택 부분은 물량은 충분히 확보가 돼 있는가"라고 물으며 임시 거주 환경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또 산불로 피해를 입는 와중에도 묵묵히 자기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한 주민, 공무원의 노고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전소된 집 주인을 만나 "필요한 지원들은 최대한 해드리겠다"면서도 "농사짓는 분들은 농기구를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주민들의) 마음 자체가 잡히지가 않는 것 같다"며 대책 마련의 시급성도 내비쳤다. 

마을 주민들은 현장을 떠나려는 문 대통령을 붙잡고 호소했다. 할아버지는 "우리는 농사를 지어 집이 다 탔다"며 "도와 달라"고 했다.

할머니도 "집이 다 탔다"며 "부탁드리러 나왔다. 대통령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울먹였다.

문 대통령은 이에 "최대한 빨리 (집을) 지어드리겠다"고 주민들을 다독이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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