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7國 스포츠미투 가해자 77%가 코치…전세계 체육계 골머리

기사등록 2019/04/25 18:24:28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스포츠미투' 주제 국제심포지엄 개최

영국·독일 등 7개국 피해자 72명 중 77.8% "코치에 성폭행 당해"

피해 연령은 14.8세·63% 스포츠클럽에서 성폭행 당했다고 밝혀

성폭력 지속기간은 평균 4.7년…50%는 1년 이상 성폭력 지속돼

성과위주·권위적 문화 등으로 세계 각국서 스포츠미투로 골머리

코치-선수 사적 접촉 제한·신고 의무화 등 성폭력 근절 대책 세워

"개인·사건별 초점 맞추면 해결 어려워…시스템 전체 변화 필요"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나윤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스포츠 #미투, 국제적 현황과 대응 국제심포지엄'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2019.04.2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나윤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스포츠 #미투, 국제적 현황과 대응 국제심포지엄'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2019.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피해 폭로로 스포츠계 '미투(Metoo·나도당했다)'가 국내에서 논란이 된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독일, 벨기에, 영국,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페인, 슬로바니아 등 유럽 7개국에서 스포츠계 성폭력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8%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해외 각국의 전문가들은 25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에서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했다.

양평원은 이날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스포츠 미투, 국제적 현황과 대응'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올해 스포츠미투가 화두가 되면서 해외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스포츠 미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심포지엄에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스포츠계 성폭력은 세계 각국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영국 엣지힐 대학교 마이크 하틸 교수에 따르면 독일, 벨기에, 영국,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페인, 슬로바니아 등 유럽 7개국 72명의 체육계 성폭력 피해자들의 피해 연령은 14.8세였다. 63%는 스포츠클럽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가해자 중 77.8%는 코치였다. 성폭력 지속기간은 평균 4.7년이었으며 50%는 1년 이상 성폭력이 지속됐다.

캐나다 위니펙대학교 산드라 커비 교수는 캐나다의 성과 우수 스포츠 선수 중 22.8%는 자신에 대해 권위를 가진 사람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에서도 2000년 스포츠 내 여성 엘리트 선수 중 28%가 성적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커비 교수는 "스포츠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특별한 관계에 있고 아동이 많기 때문에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스포츠계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성폭력이 일어날 상황 자체를 원천봉쇄 하는데 집중했다.

캐나다는 모든 아마추어 스포츠 단체 대상으로 코치와 선수가 개별적으로 대면하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성적 학대를 알고 있으면서도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패널티를 주고 성적 학대 사실을 인지한 임원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역시 패널티를 받는다.

노르웨이에서는 모든 스포츠 단체에 대해 어떠한 형태든 불쾌하거나 모욕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행동을 자제하도록 하고 원치 않는다고 생각될 수 있는 신체 접촉을 삼가하도록 했다. 또 여러명이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사적인 공간에서 코치와 선수의 접촉은 피하고 만약 코치와 선수가 특별한 관계가 형성될 경우 공개적으로 언급하도록 했다.

노르웨이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 체육연맹 하바드 오브레가드 수석고문은 "의도가 있든 없든 피해자가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라는 것을 코치에게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미대학스포츠연맹(NCAA)도 2010년부터 성폭력 예방 전략기획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성폭력 근절 방안을 수립해왔다.

NCAA는 각 대학 총장과 스포츠 책임교수, 전담교직원을 대상으로 성폭력 근절 정책 준수 여부를 서명으로 확인 받는다. 증명을 하지 않은 대학은 NCAA 대회에 참여할 수 없다.

커비 교수는 "스포츠계 성폭력 대책을 일부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만들기 보다는 스포츠 시스템 전체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악한 사람의 성적 학대를 근본적으로 근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토론자로 참여한 스포츠혁신위원회 함은주 위원도 "국위선양으로 대변되는 성과중심의 스포츠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오롯이 국민을 위한 국가의 스포츠 정책과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시스템이 문제가 있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스포츠문화를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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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4/25 18:24:2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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