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건강함 입증했지만 옐리치는 넘지 못했다

기사등록 2019/04/21 11:41:37

밀워키전 5⅔이닝 2실점 9K 호투

옐리치에 연타석 대포 허용하고 시즌 첫 패배

【밀워키=AP/뉴시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회말 크리스티안 옐리치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19.04.21
【밀워키=AP/뉴시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회말 크리스티안 옐리치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19.04.21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건강함을 입증하는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크리스티안 옐리치(28)의 벽을 넘지 못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6피안타(2홈런)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다.

정교한 제구력과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밀워키 타선을 요리했다. 타선이 한 바퀴를 돌고 난 3회에는 패스트볼 비중을 높여 상대 타선을 교란하기도 했다.

건강함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호투였다.

올 시즌 개막전 선발을 맡기도 한 류현진의 시즌 출발은 상쾌했다. 지난달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서 6이닝 4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됐고,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도 7이닝 6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여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부상 악재를 만났다. 2회말 투구 도중 왼쪽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낀 류현진은 벤치에 신호를 보내 자진 강판했다. 정밀검사 결과 왼쪽 허벅지 내전근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류현진에게는 초대형 악재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다저스와 6년 계약이 만료된 류현진은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 류현진은 FA 시장에 나가는 대신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했다.

1년 더 다저스에서 뛰면서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뒤 더 좋은 대우로 FA 계약을 하겠다는 계산이 담긴 선택이었다.

부상 이력이 적잖은 류현진의 내구성에는 의심의 시선이 따라다닌 것이 사실이다. 2013년 빅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2014년 왼쪽 어깨와 엉덩이 부상으로 두 차례 부상자명단에 올랐고, 왼쪽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2015~2016년을 통째로 쉬었다.

2017년 복귀한 류현진은 그 해 왼쪽 엉덩이, 왼쪽 발 통증으로 두 차례 부상자명단 신세를 졌다. 지난해에는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5월부터 3개월 동안 등판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건강함을 입증하겠다는 의욕이 대단했다. 시즌 20승을 목표로 잡으며 부상없이 한 시즌을 지내며 등판을 거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김용일 전 LG 트윈스 트레이닝코치까지 개인 트레이너로 영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 부위에 통증을 느끼면서 그의 강력한 바람이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류현진은 자진 강판 직후 큰 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순조롭게 재활을 거쳐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도 하지 않은 채 12일 만에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디.

【밀워키=AP/뉴시스】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말 솔로 홈런을 때려낸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19.04.21
【밀워키=AP/뉴시스】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말 솔로 홈런을 때려낸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19.04.21
류현진은 호투를 선보이면서 장기 공백 우려를 완전히 지웠다.

별다른 문제없이 92개의 공을 뿌렸다. 62개의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었고, 삼진을 무려 9개나 솎아냈다. 볼넷은 1개만을 허용했다.

경기 초반 패스트볼 구속이 좀처럼 시속 90마일을 넘지 못했으나 타선이 한 바퀴 돈 뒤인 3회말에는 달랐다. 시속 92.2마일(약 148.4㎞)짜리 포심 패스트볼도 시원시원하게 뿌렸다.

하지만 옐리치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는 옐리치는 류현진이 가장 조심해야 할 상대로 꼽혔다.

지난해 타율 0.326 36홈런 110타점 118득점에 출루율 0.402, 장타율 0.598을 기록하며 MVP를 거머쥔 옐리치는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21경기에서 11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괴력을 자랑했다.

옐리치는 류현진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364(11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강했다. 2루타 2개, 홈런 1개 등 류현진을 상대로 때려낸 안타 4개 가운데 3개가 장타였다.

류현진은 이날도 옐리치 앞에 고개를 숙였다.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옐리치를 상대한 류현진은 투심·컷·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섞어던지며 신중하게 대결했고, 볼카운트를 1B2S로 유리하게 가져갔다. 하지만 6구째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좌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옐리치를 상대로 초구 커브를 선택했다. 옐리치는 복판에 몰린 커브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연타석 아치를 그려냈다.

옐리치에 허용한 연타석 홈런이 류현진에 첫 패를 안겼다. 타선이 안타 2개를 치는데 그치면서 다저스는 0-5로 영봉패를 당했고, 류현진의 패전을 면해주지 못했다.

류현진에게는 다행스러움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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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4/21 11:41:3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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