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바꾸고 베네수엘라 놓아주길"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를 방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원조물품 전달을 위한 국경개방을 요구했다.
폴리티코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베네수엘라행 국제 원조물품 수령지인 콜롬비아 쿠쿠타를 방문했다. 쿠쿠타는 다리를 통해 베네수엘라와 이어져 있지만, 마두로 정권이 원조물품 유입을 막기 위해 다리 위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함께 국경을 연결하는 다리에 올라 마두로 대통령을 향해 "이 다리를 열어라. 국경을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공포와 비극을 보고 당신이 방향을 바꾸고, 나라를 놓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두 명의 대통령' 사태에서 현 마두로 정권 대신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편에 선 상황으로,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동시에 마두로 정권 돈줄 차단을 위한 경제적 제재·압박을 병행 중이다.
미국은 아울러 베네수엘라 탈출 난민 수용을 장려하기 위해 주변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등 남미 동맹국들에 2억7500만달러(약 3115억2000만원) 상당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인근 이주민센터를 방문해 제럴딘이라는 이름의 베네수엘라 여성과 조우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은 여전히 원조거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콜롬비아가 쿠쿠타를 값싼 구경거리를 위한 단골무대로 만든다"며 "그동안 쿠쿠타의 버려진 국민들은 베네수엘라 경제에 의지해 살아간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선 폼페이오 장관 발언 및 미국의 난민 수용 장려책 등이 정작 미국 내 반(反)이민 정책과는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뒤 "마두로 대통령이 이곳에 도착한 음식을 거부해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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