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교 공동성명 위반 거세게 반발"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에 상당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가 지난 2005년부터 경비를 위해 해병대원들을 상주시켰다고 밝히면서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거세게 반발. 미중 간 새로운 갈등 불씨로 번지고 있다.
4일 중앙통신과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AIT 타이베이 사무소의 어맨다 만수르 대변인은 전날 새 청사 이전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그간 모호하게 언급해온 해병대원의 파견 경비에 관해 이같이 처음으로 확인하는 한편 앞으로도 해병대원이 계속 경비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수르 대변인은 해병대과 육해공군 소속 현역 군인이 지난 13년여 동안 타이베이 사무소를 경비했으며 5월6일 네이후(內湖) 신 청사로 옮긴 후 해병대원 등이 현지 경비원과 공동 경호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언론은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미국 측이 해병대원 주재 사실을 이례적으로 인정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미중관계가 굴곡을 겪으면서 미국은 대만을 중시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도 대만과 관계 강화를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관영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 미국이 해병대 경비 사실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에 대한 지지 신호를 보냈다며 거듭 '대만카드'를 사용해 자극하면 중국이 적극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중 양국 정부는 1972년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에서 미군 철수에 합의했다. 미국은 해외공관 경비를 위해 세계 각지 대사관에 해병대원을 보내 상주시키고 있다. 다만 AIT에 해병대원을 파견했는지에는 확실하게 얘기하지 않았다.
대만과 미국은 1979년 1월 단교한 이래 외교 관계가 없지만 대만에서는 표면상 민간조직 형태로 AIT가 미국대사관 역할을 담당해왔다.
AIT 네이후 청사는 건평이 1만5000㎡로 총공사비 2억5000만 달러(약 2841억원)를 들여 작년 6월 준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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