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주년 4·3 희생자 추념식 3일 제주시 봉개동 평화공원 일원서 열려
“비극 되풀이 되지 않아야…진상규명·명예회복은 역사의 소명”
【제주=뉴시스】 배상철 기자 =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다시 기리는 4·3 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 평화로’를 슬로건으로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 평화공원 일원에서 봉행됐다.
이날 추념식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추념식은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다가 지난 1월 무죄 선고로 누명을 벗은 생존 수형인 18인의 ‘벽을 넘어’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이날 도올 김용옥 선생은 제주평화선언을 발표하고 “제주 4·3은 기미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에 그 선언 정신을 가장 정통적으로 되새기게 만드는 민족정신 활화산의 분출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배우 유아인이 ‘71년의 다짐’을 통해 “4·3을 더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고 다시는 그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년세대가 적지 않다”면서 “젊은 세대가 4·3을 알아가고 이해하며 공감하는 내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추념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역사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제주도민이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하겠다.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고 실종자를 확인하겠다”고 유족들에게 약속했다.
이어 이 총리는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면서 “국가 트라우마치유센터 설립과 배·보상 등 입법을 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와 협의해 정부의 생각을 제시하겠다. 4·3 평화재단 출연금도 늘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송승문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4·3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제주에 봄이 오고 있다’고 했지만 봄은 멀게만 느껴지고 아직도 춥다”면서 “4·3 특별법을 조속하게 개정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추념사에서 “제주 4·3은 역사의 가장 큰 아픔이자 끝내지 못한 숙제”라며 “다시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완결하지 못한 숙제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4·3 희생자 가족인 김연옥씨의 외손녀 정향신(23)양이 할머니의 슬픈 사연을 전했다.
가수 안치환과 합창단 200여명은 4·3의 상징인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렀고 안치환 밴드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와 ‘4월 동백’을 부르면서 이날 추념식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정각에는 4·3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제주도 전 지역에서 1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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