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핵심과제는 특별법 개정…정부가 나서라"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4·3 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 끝에 불발된 가운데 4·3 추념일을 하루 앞둔 2일 제주지역 희생자 유족들은 "국회는 4·3 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이날 오후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 촉구 범도민 결의대회'를 열고 "4·3의 당면 과제 중 핵심은 특별법 개정에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특별법 개정안 처리 협조를 요구했다.

이들은 특별법 개정 촉구 결의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지만, 특별법 개정안 처리 없이는 제주의 봄은 요원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 공권력의 피해자인 4·3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과 4·3수형인에 대한 불법 군사재판 무효화, 4·3트라우마 치유센터 설치 등 과제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으나 4·3특별법 개정안은 국회에 장기간 계류된 채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승문 4·3 희생자 유족회장을 대신해 결의 발언에 나선 김춘보 유족회 상임부회장은 "4·3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70여 년 전 무고한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평화의 나무’에 열매가 맺길 바란다"면서 "여러분들이 함께해준다면 우리도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 앞서 제주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와 전국 국·공립대학생연합회 학생 300여 명은 4·3 71주년을 맞아 전국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직접 제주를 방문, 거리행진에 나섰다.

참가 학생들은 4·3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 3·1사건이 발발한 관덕정 광장에서 출발, 중앙로와 남문로, 광양사거리를 거쳐 제주시청까지 행진하며 도민사회에 제주4·3에 대한 관심과 4·3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