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4·3생존 수형인 초청 간담회 개최
【제주=뉴시스】 조수진 기자 = 제주4·3 당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도 한 번도 희생자 추념식에 초대받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주도의회는 희생자 추념식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의장실에서 4·3수형 피해 생존자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변연옥 할머니(93·경기 안양)와 송순희 할머니(93·인천), 김정추 할머니(88·부산), 김묘생 할머니(94·서귀포 표선)가 참석했다. 할머니들은 연신 “불러줘서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변연옥 할머니는 “고생하며 살다 보니 이렇게 좋은 일도 있다”며 “내일 추념식이 끝나면 고향집이 있던 (서귀포 대정읍) 신도에 갈 것”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18세에 형무소로 끌려간 김정추 할머니는 “살아있을 때 꼭 무죄를 받아야 받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태석 의장은 “어르신들께 빚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내일 추념식에도 참석하시라고 초청하게 됐다”며 “좀 더 일찍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마땅한데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고 인사했다.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대표는 “이분들은 피해를 겪고도 한 번도 희생자 추념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 나라가, 제주도가 이분들께 무심했다”며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내일 이분들이 총리 옆 가장 가운데 자리에 앉게 됐다”고 기뻐했다.
네 할머니는 전주형무소를 포함해 안동형무소, 서대문형무소 등에서 수형 생활을 했다. 이들은 4·3당시 불법적으로 이뤄진 군사재판 재심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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