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경 직접 디자인·생산해 수출까지
신세계, 다이아몬드 원석 구입해 제작
현대, HMR 강남VIP 사이서 반응 좋아
수수료 장사에 치중했던 백화점이 달라지고 있다. 직매입을 넘어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조, 수출까지 하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 중이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만족시키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18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자체브랜드(PB) 상품군을 확대하는 일환으로 '뷰'에서 15가지 안경을 출시했다. 뷰는 100% 국내 생산으로, 2030세대에게 인지도가 높은 '피브레노', '비욘드클로젯' 등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해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기성 브랜드의 80~90% 수준인 10만원 후반에서 20만원 초반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선보인다. 지난해 본점, 잠실점, 수원점에 3개 매장을 오픈한 뷰는 올해 14개 매장을 추가 오픈해 모두 17개 매장을 운영할 방침이다. 중국 대륙과 홍콩으로의 수출 계획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밖에도 다양한 PB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전년 대비 신장률은 엘리든 플레이(편집숍)는 50%, 유닛(니트) 45%, 엘리든 맨(남성수입의류)은 20% 수준이다. 백화점 전체 매출로 볼 땐 PB가 16%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델라라나(캐시미어), 아디르(쥬얼리), 언컷(란제리), 일라일(여성의류), 시코르(화장품), 카미치에(맞춤셔츠) 등의 PB브랜드를 론칭했다.
아디르는 상품 기획과 디자인은 물론, 다이아몬드 원석을 직접 구입해 제작, 판매, 브랜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백화점이 직접 참여했다. 일반적인 원형 다이아몬드 형태가 아닌, 해외 유명브랜드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사각, 하트컷도 선보인다. 아디르는 지난해 전년 대비 63%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의류브랜드 1온스(1oz)를 선보였다.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성비를 높인 이 브랜드의 캐시미어 머플러는 5만9000원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동일한 품질의 제품과 비교해 40~5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다. 머플러 한 개 아이템만 론칭했는데도 월 평균 5000개가 판매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일반적으로 캐시미어 상품은 유통과정(원료상-원사처-임가공-브랜드)을 거치며 가격이 3~7배 높아지지만, 현대백화점이 원료를 직접 구입하고 현지 공장에서 바로 생산해 중간에서 발생되는 비용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꼼꼼하게 가격과 품질을 따지기 때문에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PB상품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며 "패션 상품에서 리빙 상품군 등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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