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들의 행태, 미 정보기관들의 '작전 유형'과 일치하는 점 있어
소식통, 현지 언론에 "김혁철 전 대사 정보 찾으려 했을 수도"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스페인 정부가 지난 2월 22일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경찰과 정보기관은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개입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12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현지 언론 및 러시아 스푸트니크의 보도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경찰이 아직도 관련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사건을 특종보도한 현지언론 엘 콘피덴시알은 지난 10일자 기사에서 경찰과 국가정보센터(CNI)가 미 정보 기관을 사건의 배후로 의심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과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 및 북한의 무기프로그램간의 연관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과 CNI는 대사관에 침입했던 사람들의 신원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왜 컴퓨터들을 가지고 도망쳤는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밝혀내지 못한 상태이다. 다만 누가 침입사건을 조직했는지에 관해서는 미국 정보기관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엘 콘피덴시알에 전했다. 미 정보기관이 다른 정보기관들 또는 조력자들과 손잡고 일을 벌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괴한들에 수 시간동안 결박된 채 붙잡혀 있었던 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스페인 경찰에 괴한들이 한국어를 했다면서, 한국인들일 수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괴한들이 가져간 컴퓨터에는 별다른 문건이 들어있지 않다고 경찰에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CNI 측은 괴한들의 침입행태가 미국 정보기관들의 '작전 유형'과 일치하는 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엘 콘피델시알은 전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주변 가로등들의 불빛이 갑자기 반으로 줄어들어 어두웠던 것도 의심스러운 부분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괴한들이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이끌었던 김혁철은 지난 2017년 추방당하기 전까지 4년동안 스페인 대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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