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경제협력 논의…북한과 혈맹관계 회복
하노이 선언 채택 무산 불구 경제효과 '톡톡'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베트남 입장에서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이벤트로 예상됐었다. 전 세계적 이목을 끄는 회담 개최국으로서 국가 위상을 높이고, 가난한 공산국가가 아니라 메가 이벤트를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 국제적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메가 이벤트로 인한 경제적 부수효과 창출도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이 기대한 부분이었다. 베트남은 이번 회담 시작 전부터 '평화의 도시 하노이'(Hanoi the city for peace)라는 슬로건으로 개최지 수도 하노이를 적극 홍보했다.
물론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비핵화 및 상응조치 이견으로 '하노이 선언'이 무산되면서 개최국인 베트남도 평화의 도시라는 슬로건이 다소 무색해지는 결과를 맞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북미 합의가 무산됐다고 해서 베트남이 손실만 본 건 아니다.
3일 BBC 베트남어판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지난달 27일 정상회담을 통해 미-베트남 무역투자협정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는 양국이 베트남전이라는 과거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협력에 나선다는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베트남은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국가급으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어느 정도는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기간 베트남의 미국, 북한 대표단에 대한 의전과 전 세계 언론인들에 대한 지원은 긍정 평가됐다.
특히 회담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기간 베트남의 지원에 대해 "관대한 주최 측에 감사를 표한다", "성심성의껏 모든 것을 다 해서 보장해준 데 대해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수차례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경제적 부수효과 역시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전 세계 각국 언론인들이 베트남 수도이자 회담 개최지인 하노이로 총출동했다. 국제미디어센터(IMC) 등록 언론인만 3500명에 달했다.
현지 언론 찡에 따르면 이 기간 한 호텔은 북미 정상회담 취재 언론사로부터 하루 2000달러(220만원)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북미 정상회담 및 김 위원장의 공식 친선방문 일정 등 빅 이벤트가 모두 끝난 3일 하노이 시내에는 아직도 '평화의 도시 하노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의 실질적 비핵화 합의가 무산되면서 '평화의 도시'라는 슬로건이 힘이 빠진 건 사실이지만, 회담 개최국으로서 베트남이 얻은 성과는 결코 적지 않아 보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