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육체노동 정년 60세에서 65세로 판례 변경
수명 증가로 문재인정부 노인연령 상향 방안 검토
"100세 시대, 노인연령 상향 논의 활성화 해야" 의견
청년일자리 등은 문제…"사회적 충분한 논의 필요"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가 21일 육체 노동자의 일할 수 있는 나이를 기존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약 30년만에 판례를 변경하면서 정년연장과 노인연령 상향 조정 논의가 더욱 탄력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만 65세를 노인연령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는 노인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인연령 상향 조정은 곧 정년을 연장하는 것과 직결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월2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전체 워크숍에서 "노인 인구 규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도 "노인 연령 조정은 시점의 문제이지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화답했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달부터 관계부처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전담조직을 구성키로 했었다.
지난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에 따르면 기존 획일적 '연령 기준 조정' 시각에서 벗어나 '연령에 얽매이지 않는 사회'로 인식을 전환해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계획에선 향후 2020년에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것이었다.
경일대 인문계열자율전공 박규홍 교수는 21일 뉴시스와 전화통화에서 "100세 시대에 수명이 늘어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연령을 늘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를 봤을 때 논의가 활성화 될거고, 논의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복지법 등에서 법적 노인연령을 만 65세로 규정하고 있다. 기초연금을 비롯해 장기요양보험,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 일자리 사업, 노인 돌봄 서비스 등이 이 규정을 기준으로 제공되고 있다. 치매검진사업 등 건강보장 등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두기도 한다.
노인연령 기준을 둘러싸고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처음 등장한 건 2012년이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중장기 전략보고서'를 내면서 노인 기준 변경 검토를 시사했다. 2016년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선 검토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65세 이상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와 함께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7년 10월 당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노인 연령 인상이나 러시아워 문제 등 검토하는 사항들이 있다. 여러 재정 압박의 요인이 되는 만큼 (서울시와) 같이 협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사회적으로 노인연령 기준 상향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복지부의 2017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86.2%가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2008년 68.3%보다 높아진 수치다.
노인 연령 기준은 근로기준법상 정년기준(60세)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육체노동자 정년을 놓고 격론이 벌이기도 했다.
노인연령 상향 방법으로는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이 주로 제안됐다.
2015년 5월 대한노인회는 정기이사회 만장일치로 '노인 연령 상향조정' 안건을 통과시키고 4년마다 1세씩 20년에 걸쳐 70세로 조정하거나, 2년 주기로 1세씩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국민연금 노령연금 등 지급 개시 연령 상향 조정 방식을 선례로 들었었다. 2012년까지 60세였던 국민연금 개시연령은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올라가 2022년 62세, 2033년 이후 65세가 된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법에서 노령연금 지급 시기를 60세에서 65세로 천천히 진행해 사회적으로 큰 반발이나 부작용 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노인 연령을 적정 수준으로 연기한다면 과거 전례에 따라 서서히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인연령 상향이 연금, 일자리 등 다양한 문제와 얽혀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성대 사회학과 김귀옥 교수는 "정년을 늘리면 청년일자리가 그만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며 "정치적, 사회적, 인구학적으로 충분히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남일성 교수는 "지난 1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장관이 발언한 게 이슈가 될만큼 우리 사회가 이 문제로 충분히 논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결론을 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인 연금이나 노인 일자리도 대체로 생산가능인구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문화·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우리나라는 현재 만 65세를 노인연령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는 노인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인연령 상향 조정은 곧 정년을 연장하는 것과 직결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월2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 전체 워크숍에서 "노인 인구 규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도 "노인 연령 조정은 시점의 문제이지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화답했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달부터 관계부처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전담조직을 구성키로 했었다.
지난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에 따르면 기존 획일적 '연령 기준 조정' 시각에서 벗어나 '연령에 얽매이지 않는 사회'로 인식을 전환해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계획에선 향후 2020년에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것이었다.
경일대 인문계열자율전공 박규홍 교수는 21일 뉴시스와 전화통화에서 "100세 시대에 수명이 늘어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연령을 늘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를 봤을 때 논의가 활성화 될거고, 논의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복지법 등에서 법적 노인연령을 만 65세로 규정하고 있다. 기초연금을 비롯해 장기요양보험,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 일자리 사업, 노인 돌봄 서비스 등이 이 규정을 기준으로 제공되고 있다. 치매검진사업 등 건강보장 등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두기도 한다.
노인연령 기준을 둘러싸고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처음 등장한 건 2012년이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중장기 전략보고서'를 내면서 노인 기준 변경 검토를 시사했다. 2016년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선 검토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65세 이상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와 함께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7년 10월 당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노인 연령 인상이나 러시아워 문제 등 검토하는 사항들이 있다. 여러 재정 압박의 요인이 되는 만큼 (서울시와) 같이 협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사회적으로 노인연령 기준 상향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복지부의 2017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86.2%가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2008년 68.3%보다 높아진 수치다.
노인 연령 기준은 근로기준법상 정년기준(60세)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육체노동자 정년을 놓고 격론이 벌이기도 했다.
노인연령 상향 방법으로는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이 주로 제안됐다.
2015년 5월 대한노인회는 정기이사회 만장일치로 '노인 연령 상향조정' 안건을 통과시키고 4년마다 1세씩 20년에 걸쳐 70세로 조정하거나, 2년 주기로 1세씩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국민연금 노령연금 등 지급 개시 연령 상향 조정 방식을 선례로 들었었다. 2012년까지 60세였던 국민연금 개시연령은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올라가 2022년 62세, 2033년 이후 65세가 된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법에서 노령연금 지급 시기를 60세에서 65세로 천천히 진행해 사회적으로 큰 반발이나 부작용 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노인 연령을 적정 수준으로 연기한다면 과거 전례에 따라 서서히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인연령 상향이 연금, 일자리 등 다양한 문제와 얽혀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성대 사회학과 김귀옥 교수는 "정년을 늘리면 청년일자리가 그만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며 "정치적, 사회적, 인구학적으로 충분히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남일성 교수는 "지난 1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장관이 발언한 게 이슈가 될만큼 우리 사회가 이 문제로 충분히 논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결론을 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인 연금이나 노인 일자리도 대체로 생산가능인구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문화·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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