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대북제재위원회에 정식 제출했다고 교도 통신이 2일 보도했다.
동신은 뉴욕의 복수 안보리 소식통을 인용해 전문가 패널이 전날(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제재 이행을 검증해 정리한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보고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채 제재 회피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안보리 안에서 논의를 거친 다음에 조만간 공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 제출 전 인터뷰에서 북한이 해상에서 불법적으로 석유제품 등을 밀수하는 '환적' 행위가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의 어업관계자에 어업권을 매각해 외화수입을 올리는 사실도 보고서에 담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지(時事) 통신은 지난달 31일 자체 입수한 전문가 패널의 연차 보고서안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적시됐다고 소개했다.
또한 보고서안에는 북한이 민간시설을 탄도 미사일 개발에 이용한다는 사실도 들어있다고 통신은 밝혔다.
보고서안은 북한 영변 핵시설이 흑연 감속로(5MW)를 포함해 여전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흑연 감속로 경우 작년 9~10월에 가동을 정지하고 폐핵연료봉을 꺼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폐핵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재처리를 행하는 영변의 방사화학연구소에서 지난해 4~5월 증기가 발생한 상황 등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것에 보고서안은 "보수 유지작업을 공산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고서안은 북한 강성에 있는 시설에 대해 '우라늄 농축시설'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했다.
관계 소식통은 유엔 보고서가 강성 시설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국 잡지 디플로매트는 작년 평양 근교에 위치한 강성에 있는 시설이 2003년부터 가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안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제조시설이 무력화당하는 경우에 대비한 전략 일환으로 민간 공장과 비군사시설을 반복해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회원국이 통보한 사실도 지적했다.
가령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B) 성능을 가진 '화성 15형' 조립은 중부 평성의 트럭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유력 유엔 회원국은 2018년 11월 북한이 북쪽 국경 부근에 ICBM 기지를 건설하는 중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보고서안은 아울러 북한이 미사일 생산공장과 창고, 시험장을 분산시키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상공을 통과한 2017년 8월과 9월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화성 12형'은 모두 평양 순안공항에서 쏘아올려졌다는 점도 보고서안은 담고 있다.
이밖에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어업권의 이전 사례도 확인하고 있다. 어업권을 넘겨받은 중국 측의 어선 200척이 북한 해역에서 어로작업을 하고 있으며 어업권이 5만 위안(약 830만원)이라는 증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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