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협상 '숨은 주역들'

기사등록 2019/01/30 18:13:21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1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형 일자리' 현대차 투자협상 관련 원탁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이용섭 광주시장과 원탁회의 구성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기곤 기아자동차 노조 전 지회장,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의장, 이용섭 광주시장, 박병규 원탁회의 의장, 이병훈 광주 문화경제부시장. 2018.11.01.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1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형 일자리' 현대차 투자협상 관련 원탁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이용섭 광주시장과 원탁회의 구성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기곤 기아자동차 노조 전 지회장,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의장, 이용섭 광주시장, 박병규 원탁회의 의장, 이병훈 광주 문화경제부시장. 2018.11.01.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형 일자리'의 첫 프로젝트인 현대자동차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협상이 최종 타결되기까지는 많은 이들의 숨은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선 '광주형 일자리'의 최초 설계자인 박병규 광주시 사회연대일자리 특별보좌관(2급 상당)을 꼽을 수 있다.

 기아차노조 광주지회장을 지낸 그는 민선6기 윤장현 전 광주시장 재임 시절에 일자리 정책 특보와 사회통합추진단장, 경제부시장을 지내며 광주형 일자리의 첫 단추를 뀄다.

 그가 모델로 삼은 것은 자동차의 국가 독일의 '아우토5000'. 경영난에 빠진 폭스바겐 노사가 대타협을 통해 기존 임금보다 20% 낮은 월 5000마르크를 지급하는 공장을 만들어 5000명을 채용하는 프로젝트로, 2002년부터 7년간 성공리에 운영된 뒤 2009년 아우토5000 노동자들은 폭스바겐의 정직원으로 편입됐다.

 5000마르크는 기존 임금보다는 낮지만, 당시 1인당 국민소득보다는 30% 가량 높아 '괜찮은 일자리'의 기본 조건을 갖췄고 독립법인으로 문을 연 새 공장은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투란과 티구안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면서 고용위기를 보란 듯이 극복했다.

 광주시는 이를 교훈 삼아 광주형 일자리를 견인할 사회통합추진단을 2014년 출범하고, 그 해 11월에는 자동차밸리추진위원회가 자동차 메카 광주를 위한 대장정에 첫 발을 내디뎠고, 이후 조례와 기구 설치에 박 특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민선7기 출범 후 행정 일선에서 물어선 그는 좌초 위기에 빠진 광주형 일자의 구원 투수로 나서 원탁회의를 이끌고, 노동계와의 가교역할과 정책 자문으로 협상 타결의 디딤돌이 됐다.

 그는 협상 타결에 "다행스러운 일이고 의미있는 일"이라면서도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노동생산성 제고와 공정한 원·하청 관계, 신설법인 지속성 담보 등을 선결 과제로 제시했다.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도 주역 중 한 명이다.

 지난해 7월, 민선 7기 초대 문화경제부시장으로 임명된 그는 취임 이후 줄곧 현대차 협상에 매달려 왔다. "에너지의 8, 9할은 협상에 쏟아부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30대 후반에 광양군수를 지낸 것을 시작으로, 전남도 기획관리실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본부장,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을 거친 전문 행정가지만 고도의 협상력을 필요로 하는 이번 협약은 그로서도 녹록지 않았다.

 노동계 반발과 지역민의 기대, 현대차의 빈틈없는 전략, 그리고 자꾸만 미뤄지는 협상 시한에 몸과 마음도 파김치가 됐다. 이 부시장은 협상 중간중간 "참말로 힘들다. 죽을 맛"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전, 현직 시장도 키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는 민선6기 임기 내내 광주형 일자리에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빛그린산단에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는데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공(功)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광주형 일자리 실현을 위한 각종 기구 설치와 조례 제정, 전문가 영입에 앞장선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지낸 이용섭 시장도 취임과 동시에 현대차 투자 협상에 올인하며 가능한 행정력을 모두 쏟아 부었고, 협상이 흔들릴 때면 전면에 나서 현대차 사장, 현대차 노조위원장, 민주노총 관계자 등을 만나며 진정어린 협조와 소통을 강조했다.

 노동계 대표로 노사민정 협상에 나선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 의장, 이기곤 기아차 전 지회장도 대타협에 숨은 조력자들이다. 민주노총과 울산 현대차 노조가 중복 투자와 과잉생산을 이유로 총파업까지 불사한 가운데서도 고달픈 투쟁을 이어왔다. 윤 의장은 "시민들의 바람이자 고통받는 청년들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중대 분수령에서 이정표 역할을 한 원탁회의 멤버들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의 박명준 수석전문위원, 박남언 광주시 일자리경제실장, 자동차산업 및 노사 관계 전문가인 백승렬씨, 아울러 이상배 전 광주시 전략산업본부장과 손경종 광주시 전략산업국장도 현상라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현대차 완성차공장 투자사업은 노사민정 대타협을 바탕으로 합작법인 총자본금 7000억원 가운데 광주시가 법인 자기자본금(2800억원)의 21%(590억원), 현대차가 19%(530억원)을 투자해 연간 경형SUV 10만대를 생산, 정규직 1000개를 비롯해 직, 간접적 일자리 1만∼1만2000개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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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협상 '숨은 주역들'

기사등록 2019/01/30 18:13:2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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