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000만원' 전공의 수련수당…필수의료 유입 실효성 의문

기사등록 2024/11/08 08:53:10

최종수정 2024/11/08 09:28:03

소아과 등 8개 과목 전공의에 월 100만원 수당

레지던트 평균 수입 7280만원…인턴 6882만원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37만9000원

"국민과 거리 있어…수당으로 안 갈 사람 가나"

일각선 "일정한 보상 해줘야 의무 부과 가능해"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8월1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생활관이 텅 비어 있는 모습. 2024.08.1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8월1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생활관이 텅 비어 있는 모습. 2024.08.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 인력 유입을 위해 수련수당을 지급하는 과목을 확대했지만 일각에서는 전공의들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사안도 아니었던 만큼, 유입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수련수당을 지급하는 전공의 과목을 소아청소년과에서 산부인과,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 8개 과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관련 예산을 589억원 편성했다.

전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설명하면서 "중증·응급과 같은 필수의료 분야에 자부심을 가지고 수련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수련수당 지원대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소득 직종인 의사에게 수련수당을 지급하는 게 적절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건복지부 용역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2022년 보건의료 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로 불리는 레지던트는 연평균 7280만원, 인턴은 6882만원의 수입을 나타냈다.

전공의가 통상 20대 후반, 30대 초중반 연령대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 국민과 비교해 고소득에 해당한다. 지난달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귀속 전체 근로 소득자 1인당 평균 급여는 4123만6000원이었다.

또 고용노동부의 2024년 9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8월 물가 수준을 반영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37만9000원이다.

전공의를 마치고 요양기관 근무 의사가 될 경우 연평균 임금은 2억3069만원이다. 의원 표시과목별 근무 의사 연평균 임금을 보면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아청소년과는 1억875만원이다.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은 "유럽은 의사가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 대비 2~3배 정도 많은데 우리나라는 6~7배가 많다"며 "그런데도 처우가 안 좋다고 또 수당을 준는 건 임시방편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는 "(진료과목별 수입)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국민 입장에서 보면 의사 자체가 고소득인데 그들 사이의 상대 격차이지 국민 평균과는 거리가 있다"며 "외국도 수련 인건비를 정부가 부담하는 국가가 있지만, 그 나라들은 전공의 진료에 대해 건강보험 진료비를 청구하지 못하도록 해 우리나라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전공의에게 수당을 지급한다고 해서 해당 과목에 인력 유입이 이뤄지느냐도 의문이다.

소아과 전공의에게는 지난해 9월에 수당을 지급한다는 정책이 발표됐고 지난 3월부터 지급을 실시했지만 올해 상반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율은 30.9%, 하반기는 0.2%에 그친다. 의료공백 사태에서도 전체 전공의 확보율 평균이 상반기 89.9%, 하반기 1%인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수치다.

애초에 수당은 전공의들이 요구한 항목도 아니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정부에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부당한 명령 전면 절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 7대 요구안을 주장했는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도 '주 80시간에 달하는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라'는 내용이었다.

김 교수는 "전공의를 마친 후 기대 수익을 보고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지, 인건비를 지급한다고 해서 안 갈 사람이 가겠나"라며 "수가 구조가 제대로 돼 나에게 기대되는 소득이 높아지면 수당 지원 안 해도 전공이들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는 "국민들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공급받기 위해 전공의에게 국가가 예산을 지불하면서 교육하는 건 많은 나라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며 "국가로서도 일정한 보상을 해줘야 또 의무를 부과할 수 있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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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7000만원' 전공의 수련수당…필수의료 유입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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