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차관보 역임한 對중남미 강경파 베테랑
레이건 행정부서 '이란-콘트라 사건' 연루 경력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위기를 전담할 특별 외교역에 엘리엇 에이브럼스 전 국무부 차관보를 임명했다.
AP통신과 더힐 등의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에이브럼스를 소개하면서 "노련하고, 원칙에 입각한 강인한 외교정책 베테랑이 우리 국무부 팀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에이브럼스가 가세함으로써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민주주의와 번영을 완전히 회복하도록 돕는 우리의 사명에 진정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네수엘라를 전담할 에이브럼스의 임무는 스스로 임시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는 미국의 방침을 실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에이브럼스는 "베네수엘라의 위기는 깊고 어렵고 위험하다"면서 "정상화되기까지 마냥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는 26일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에이브럼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부터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일한 베테랑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국무부 부장관 물망에 올랐지만 트럼프를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마했던 인물이다.
그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특별보좌관을 역임했으며 특히 중남미 정책에서 강경노선을 취해왔다.
레이건 행정부에서는 대통령 탄핵사유가 되고도 남을 만한 사건이었던 '이란-콘트라 스캔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란-콘트라 스캔들은 1986년 레이건 행정부가 적성국가이자 테러집단 후원국인 이란에 미사일을 몰래 팔아 벌어들인 돈의 일부로 나카라과 우익 콘트라 반군을 지원했던 사건이다. 레바논 내의 친이란 과격무장단체에 납치된 미국인 인질 석방을 주선해달라고 이란에 부탁하는 대가로 미사일을 판매했던 것이다.
이는 무기수출 금지 대상국으로 지정한 이란에 몰래 무기를 팔며 스스로 원칙을 위반했고, 테러지원국 및 테러범과 흥정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깬 중대한 사건이다.
에이브럼스는 이란-콘트라 사건에 대한 의회조사에서 위증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조지 H. W. 부시 정부 시절 사면됐다.
미 국무부가 베테랑 에이브럼스를 합류시킨 것은 국무부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이의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중남미 국가에 정통한 강경파의 경험과 지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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