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내달 말로 확정된 가운데, 미국이 그간 북한과의 협상에서 협상 중일 때에는 북한이 핵연료 및 핵무기 생산을 동결할 것을 요구해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18일(현지시간)자 보도에서 북미 협상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여러 국가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지난해 가을부터 진행해온 북한과의 수 많은 실무급 협상에서 북한 측에 협상 중에는 핵연료와 핵무기 생산을 동결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은 북미 협상이 교착돼 온 가운데 북한의 핵무기 증강을 막기 위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러한 미국의 요청에 대한 북한 측 태도나 답변 등은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연료 및 핵무기 생산 동결에 합의한다고 해도 검증 및 사찰 등 쉽지 않은 과정이 남아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박정현 브루킹스 연구소의 한국 석좌는 "북한 전역에 걸친 매우 강압적인 검사가 필요하지만, 앞서 실시된 북미 협상들도 검증 문제로 실패했다"며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있는지에 대한 북한의 말을 누가 믿겠느냐"며 의구심을 표했다.
미국이 너무 손쉽게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동의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차 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우리가 북한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며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이 흐르고,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부터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특검 수사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처한 정치적 법적인 상황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일종의 타개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타이밍은 북한에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이 같은 잠재적인 위험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핵 프로그램 동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무력화라는 북한의 '거래'를 받아들일 것이지만,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는 그냥 내버려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중단거리 미사일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일본이 당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이어 세계 최고의 은둔 국가를 이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실시함으로써 미국 말고도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등 국제무대에 자신이 노련한 인물이라는 것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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