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출범 5대 금융지주 경쟁 치열해질듯
14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기자간담회
인수합병 중소형 자산운용사 등 우선 거론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4년여만에 부활, 1등 금융그룹을 향한 도전장을 내민다. 우리금융의 출범으로 금융업계의 큰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KB·신한·하나·NH농협을 비롯한 5대 금융지주사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11일 지주 설립등기를 마치고 14일 공식 출범식을 갖는다. 우리은행장과 지주 회장을 맡은 손태승 회장의 기자간담회도 함께 열린다. 이 자리에서 향후 비전과 사업 계획 등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먼저 우리금융은 출범 이후 조직을 안정화한 뒤 확대된 출자 여력을 토대로 인수합병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 출범 전 우선적으로 실시된 임원 인사로 손 회장 체제의 진용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다. 손 회장은 내년 3월말까지 우리은행과 지주를 함께 이끈다.
조직의 틀을 다질 경영기획본부와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에는 박경훈 우리은행 글로벌 그룹 상무와 최동수 미래전략단 상무가 맡는다. 지난 11일에는 사업포트폴리오부, ICT기획부, 리스크관리부, 준법지원부 등을 중심으로 부장급 인사도 단행됐다. 지주사 인력은 초기 TF(태스크포스)팀을 토대로 100명 안팎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등 6개 자회사와 우리카드 등 16개 손자 회사, 우리카드 해외자회사 등 1개 증손회사 등 모두 23곳을 거느린다. 우리금융의 전체 자산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5%에 달하고 있어 비은행 부문 강화가 긴요하다. 이번에 자회사로 편입되지 못한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편입 논의부터 이뤄지고 본격적인 인수합병은 추후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나 카드사 등 덩치가 큰 매물보다는 중소형 자산운용사와 부동산 신탁사 등이 우선적인 인수합병 대상으로 거론된다. 손 회장은 행장 취임 이후에도 줄곧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구축하면 M&A가 필요할 것"이라며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실시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과거 지주체제 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금융은 시장에 안착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01년 국내 첫 금융지주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1등 금융그룹 지위까지 올랐으나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해체라는 아픔을 겪고 2014년 은행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2016년 11월 민영화에 성공했고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온 끝에 지난해 11월 당국의 인가를 받았다.
우리금융은 강점인 글로벌·디지털 역량 등을 바탕으로 그룹사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 새 수익창출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리스크 관리를 비롯해 지주사 정착, 인수합병 추진 등 굵직한 과제들을 손 회장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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