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비건 美대표 면담···'대북 인도지원' 협의(종합2보)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면담했다. 지난 10월30일 비건 대표를 만난 이후로 2개월여 만이다.

정 실장은 이날 비건 대표를 만나 오전 진행된 워킹그룹 회의 결과에 대한 한미 간 상호 입장을 공유했다. 앞서 비건 대표는 지난 19일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정 실장은 이날 오후 비건 대표를 만나 비핵화 문제 및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북협력사업 추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간 공조를 더욱 긴밀히 지속해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비건 대표가 인천공항에 도착해 발표한 성명 내용 등을 보면 양쪽이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있어 왔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년 들어 북한과 관련한 메시지에서 부정적이었던 것이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간 여러 가지 협상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고 보지만, 미국이 한 번도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해) 불만을 표현한 것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미 간 여러 채널에서의 (비핵화) 논의는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정 실장은 면담에서 비건 대표에게 22일 동짓날이니 팥죽을 먹고 가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관계자는 정 실장이 면담에서 "내일이 동짓날이니 팥죽을 꼭 먹고 가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비건 대표에게 "어렸을 때 어른들은 '새해 운수는 동짓날부터 시작한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동짓날 팥죽을 먹어야 우리 전통에서 복을 받는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비건 대표는 내년에 여러모로 운이 많이 필요하니 꼭 팥죽을 먹고 가라"라고 했다. 비건 대표는 이에 "꼭 먹고 가겠다"고 답했다고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열고 북미 비핵화 협상 동향, 남북 협력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 행사를 위해 북한으로 반출해야 할 물품에 대한 대북제재에 예외 인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 간 합의된 유해 발굴 사업도 진행하게 됐다. 

정 실장은 지난 10월30일 비건 대표를 만나 2시간가량 면담을 가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상황을 공유 받고 남북 사업에 관한 한미 간 상호 입장을 교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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