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추모 문화제…생전 영상 공개
출근 앞두고 부모님 앞서 기대 부푼 표정
동료들 "근무조건 개선 말 못해 미안하다"
'외주위탁 중단하라' 시민들 플래카드 들어
"식사 시간 없어 대신 라면과 과자로 식사"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김씨를 추모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추모제가 오후 7시께 열렸다. 참석한 이들은 '외주위탁을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손에 들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 등의 주도로 열린 이날 추모제에서 이들은 김씨가 한국발전기술에 입사하기 전의 모습 등을 담은 생전 영상을 함께 관람하며 그를 추모했다.
김씨는 영상 속에서 첫 출근을 앞두고 기대에 부푼 표정을 하며 부모님 앞에서 몸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추모사를 위해 나온 김씨의 동료들은 "근무조건을 개선해달라고 더 크게 말하지 못한 나와 동료들이 너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우리의 동생이자 동료인 영균이를 죽음의 현장으로 누가 보냈는가. 그곳에서는 무섭지 않게 편히 잠들라"고 전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외주화 중단하고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라", "사과도 대책도 없는 문재인정부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민주노총은 "동료들에 따르면 (유품인) 고장난 손전등은 회사가 지급했던 것과 다르다고 했으며, 한 동료에 따르면 김용균 노동자가 헤드랜턴을 쓰고 일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라면과 과자로 식사를 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고인의 어머니가 '일할 때 아들과 영상통화하면 매번 탄 치우러 간다고 하는데 밥은 어떻게 먹냐'고 하자 동료가 '원청이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낙탄 치우라고 수시로 지시가 온다. 언제 지시가 올지 몰라 매번 라면 끓여 먹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유품에 포함된 수첩과 슬리퍼 곳곳에 탄가루가 묻은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김씨는 지난 11일 오전 3시 20분께 협력업체인 한국발전기술 근로자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로 직장동료에게 발견됐다.
태안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숨진 김씨는 사고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6시께 출근해 11일 오전 7시30분까지 트랜스타워 5층 내 컨베이어를 점검하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10일 밤 10시 20분께 같은 회사 직원과 통화 이후 연락이 안 돼 같은 직원들이 김씨를 찾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한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해 세상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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