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경우 해수면 7m 상승할 수도
전 세계 인구 40~50%가 직접 영향 받아
【서울=뉴시스】 이운호 기자 = 그린란드의 얼음이 산업화 이전 보다 50% 빠른 속도로 녹고 있어, 최악의 경우 해수면이 7m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도쿄, 인도의 뭄바이, 미국의 뉴욕, 중국의 상하이 등 전 세계 10대 도시 중 8개 도시가 바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지구 전체 인구의 40-50%가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루크 투루셀 교수는 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얼음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얼음이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빙하연구학자인 투루셀 교수는 미국 뉴저지 주에 위치한 로언 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투루셀 교수 연구팀은 2014년, 2015년 최대 140m 크기의 드릴을 사용해 웨스트 그린란드 빙상 중심의 얼음 샘플을 여러 차례에 걸쳐 수집했다. 웨스트 그린란드의 얼음은 여름에 녹아 바다로 흘러나가기도 하고 겨울이면 다시 얼기를 반복해 유용한 데이터를 만들어 낸다. 다양한 샘플을 수집한 연구팀은 각각의 샘플을 데이터 작업을 거친 후 위성을 통해 확보된 그린란드 전체의 빙상 변화 데이터와 비교했다.
여름철의 뜨거운 공기가 그린란드의 얼음을 녹이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사실도 이번 논문을 통해 확인되었다. 특히 기온의 미미한 상승조차 해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루셀 교수는 “대기가 지속적으로 뜨거워 지면서, 얼음이 녹는 속도는 대기 온난화 속도 보다 빨라질 것이고 이는 다시 얼음이 녹는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루셀 교수는 지구 대기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그린란드와 북극의 빙하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학설이 과학계에서 통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계치 온도가 몇 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대기가 뜨거워 질수록 얼음은 더 빠른 속도로 녹는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우즈 홀 해양학연구소 세라 다스 역시 “집 앞에서 일어나든 그린란드에서 일어나든 기후 변화가 이미 시작되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건 단순히 미래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 10월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UN 보고서는 지구인들이 기후변화가 가져올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이 겨우 10년 남짓 남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 국토의 85%가 빙상으로 덮여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는 지리적으로는 북아메리카 북부에 포함되어 있지만 덴마크의 영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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