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현대차노조 첫 대화, 입장차 뚜렷(종합2보)

기사등록 2018/11/30 15:31:25

이용섭 시장 일행, 30일 울산에서 노조 간부들과 간담회

"광주의 염원, 기업 체질 강화" vs "과잉 중복, 위기 심화"

광주시-시의회, '현대자동차 가족께 드리는 호소문' 발표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0일 오전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018.11.3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30일 오전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018.11.30.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구길용 송창헌 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시 투자협상단이 30일 교착상태에 빠진 '광주형 일자리' 협상과 관련해 현대자동차 노조를 직접 설득하기 위해 울산 현지를 방문, 노조 지도부와 첫 면담을 가졌다.

 양측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첫 만남은 끝났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시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광주형 일자리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의 광주 완성차공장 합작법인 투자사업에 대한 노조 차원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해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에는 이 시장을 비롯, 광주시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 박남언 일자리경제실장, 이상배 전략산업국장 등 광주시 고위 관계자들과 김동찬 의장과 황현택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등 의회 대표들도 참석했다. 현대차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 광주시장이 울산 현대차노조를 공식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측이 '정치적 퍼포먼스'를 우려해 공개 좌담회를 요구하고, 광주시가 난색을 표명하면서 '면담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컸지만 양측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동참하면서 간담회 형식의 대화 테이블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예상대로 입장차는 확연했다.

 이 시장은 "4년 전부터 논의된 광주형 일자리는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로, 광주 시민들의 염원이자 젊은이들의 희망"이라며 "울산공장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도, 노동자 임금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것도 아니며, 울산 시민이나 현대차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형 일자리 모델이 발굴되면 광주시가 앞장 서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빠트리지 않았다.

 이에 하 지부장은 "광주시민의 염원과 바람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건 전혀 아니지만, 광주형 일자리는 저임금 경쟁과 지역 감정을 야기시킬 위험성이 높다"며 "국내 자동차산업이 이미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포화 상태인 경차시장에 과잉 중복 투자하는 건 위기를 오히려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시장은 "경쟁 시대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오히려 기업 체질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높여 국내 투자에 소극적이던 대기업들이 해외 공장에 쏟아붓던 돈을 다시 국내로 투자해 오히려 일자리가 크게 늘 것"이라며 "현대차도 경쟁력 문제로 1996년 이후 국내 투자를 멈추고 해외에 공장을 건립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하 지부장은 "외국공장 신설은 국제통상 마찰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이미 해외공장 생산 설비의 20% 가량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등 위기의 터널에 진입한 상황이고, 울산에선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으로 4만 명이 떠났고 실업률도 광주보다 1~2% 높은 게 현실"이라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끝으로 하 지부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사민정이 함께 시간을 가지고 심사숙고할 사안"이라고 밝혔고,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고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도 기대하고 있다"며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동찬 시의회 의장,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 등 현대차노조 방문단이 30일 오전 울산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현대차노조의 협조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8.11.30 (사진=광주시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동찬 시의회 의장,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 등 현대차노조 방문단이 30일 오전 울산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현대차노조의 협조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8.11.30 (사진=광주시 제공) [email protected]
간담회를 마친 이 시장 일행은 울산공장 본관으로 이동, 하언태 울산공장 부사장을 만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협조를 재차 당부한 뒤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현대차 가족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시와 시의회는 공동호소문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 경제계, 언론 등 전국적 관심이 광주형 일자리에 쏠려 있다"며 "광주에서 시작된 새로운 바람이 대한민국의 희망이 되고 미래가 되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견인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울산 시민과 광주 시민이 상생하는 길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함께 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사업은 이른바 '반값 임금'을 통해 일자리를 배로 늘리는 사회통합형 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로 광주시는 국회 예산 심의 법정시한인 다음달 2일을 현대차와의 협상 마지노선으로 삼되 늦어도 12월말까지는 가부 간의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 책임경영, 원하청관계 개선 등 4대 원칙에 대한 노사민정 대타협을 바탕으로 합작법인 총자본금 7000억원 가운데 광주시가 21%(590억원), 현대차가 19%(530억원)을 투자해 연간 경형SUV 10만대를 생산, 정규직 1000개를 비롯해 직, 간접적 일자리 1만∼1만2000개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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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11/30 15:31:2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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