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사우디와의 전략적 동맹관계 유지 검토

기사등록 2018/10/22 13:00:00

므누신 "카슈끄지 피살 수사결과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재 어렵다"

공화·민주 의원들, 사우디와의 관계 재설정 요구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미 의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 전략적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22일 사우디를 방문하는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트럼프 행정부에 사우디를 제재할 것을 요청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카슈끄지 피살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는 것은 이른감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은 인권학대에 대해 눈을 감지 않았다며 제재 가능성을 열어놨다.

므누신 장관은 테러자금 차단 등을 비롯해 미국과 사우디는 앞으로 협력해야 할 사안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을 요구한  미 의회의 요구를 거부했다.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카슈끄지가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당국자들과 몸싸움 중 우발적으로 사망했다는 사우디 정부의 발표을 신뢰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폴 상원의원은 "그런 발표를 내놓은 것은 이 사건을 면밀히 분석 중인 사람들을 모욕하는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애덤 쉬프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21일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사우디의 발표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사우디와의 관계 재설정을 요구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 수석 연구원인 닐 퀼리엄은 "사우디 지도층을 포함해 사우디를 겨냥한 강력한 제재는 미국·사우디 관계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카슈끄지 피살은 미국과 사우디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오랜 기간 지속된 양국의 전략적 동맹관계는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과 앙숙 관계인 사우디는 석유를 더 많이 공급하고 대이란 제재를 이행하는 등 미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사우디는 또 이란의 무기생산, 재정 등과 관련해 미국의 정보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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