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성장, 남북·한일·북중미 관계 등 폭넓게 논의
예상보다 1시간30분 길게 끝나···만찬 후 관저 구경도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 1층 만찬장에서 만찬사로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유럽통합을 이끈 프랑스의 성원과 지지가 함께한다면 한반도는 평화를 이루고 동북아시아의 통합과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원했다.
이어 "나는 지난 8월 동북아시아 6개국에 미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제안했다"며 "동북아시아에서도 철도공동체가 성공해 경제협력과 다자안보협력을 이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안보리 결의안을 전적으로 준수하는 명확한 기저 위에 대화를 구축할 때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취약해 지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철저하게 준수할 때만이 대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전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저희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날 만찬은 오후 8시부터 시작해 1시간30분 동안 예정된 만찬 일정이었으나 프랑스 측 사정으로 30분 늦은 오후 8시30분부터 시작했다. 만찬은 오후 11시 무렵 종료됐고, 이후 엘리제궁 관저를 둘러본 후인 오후 11시30분에 돼서야 일정이 종료됐다. 이날 식사는 프랑스식 코스로 준비됐다.
양 정상은 만찬 자리에서 포용적 성장, 부의 대물림, 공정경쟁, 국가의 역할, 남북·한일·북중미 관계 등 많은 현안을 놓고 깊이있는 대화를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만찬 시간이 길어지자 양국 의전비서관이 두 정상에게 다가가 만찬을 끝낼 것을 건의하면서 종료될 정도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만찬 종료 후 마크롱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친근감을 표하며 엘리제궁 관저로 문 대통령 내외를 이끌었다. 관저에 있는 정원, 응접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집무실, 서재 등을 소개했고 벽에 걸린 피카소 그림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설명했다.
특히 사저의 제일 끝 방에 위치한 '나폴레옹 방'에도 함께 들어섰다. 이 방은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나폴레옹 1세가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에게 서명한 항복 문서가 지금까지 보관돼 있다. 또 나폴레옹 3세가 이 방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자신이 주장한 지역개편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뒤 드골 대통령이 사임을 결정한 방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일정과 관련해 "해외 순방과정에서 이제껏 받아보지 못한 환대를 받았다"고 호평했다.
윤 수석은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발생한 홍수로 13명이 목숨을 잃고, 개각도 앞두고 있어 편한 마음이 아니었던 프랑스의 내부적인 상황을 거론하며 "그럼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5시간 동안 문 대통령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2년 만에 국빈 방문을 접수한 것도, 취임 후 프랑스를 첫 방문 하는 외국 정상을 국빈으로 맞은 것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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