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일본 정부는 5일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 게양 논란을 감안해 해상자위대 군함을 한국 제주도에서 열린 관함식에 파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측이 '욱일기'에 대한 반감 정서를 감안해 관함식에 참여하는 해상자위대 호위함에 이를 달지 않도록 요구했지만 일본 측이 거부하면서 이 같은 결정이 나왔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쌍방의 요구가 절충을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제주 관함식에 해상자위대 군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 해군은 제주도에서 10~14일에 여는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15개국에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내걸라고 통지했다.
이는 일본에는 사실상 해상자위대 군함에 '욱일기'를 게양하지 말라고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신문은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자위함기의 게양을 자위대법 등 국내법령으로 의무화하고 있고 유엔 해양법조약상으로도 국가의 군대에 소속한 선박의 국적을 나타내는 '외부 표지'에 해당한다"며 '욱일기'를 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자위대 현역 최고위급 수뇌인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해상 자위관에게 자위함기는 자랑이다. 이를 내걸지 못하는 일은 절대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욱일기는 옛 일본 해군 군함기로 쓰였고 해상자위대도 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선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을 상징하는 깃발로서 여전히 반감이 상당히 크다.
제주 관함식에 일본 군함이 '욱일기'를 달고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에 국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2016년 한미일 등 각국 해군이 연합훈련을 했을 때도 국내 여론이 해상자위대 군함의 욱일기 게양을 문제로 삼으면서 이들 함정의 제주도 입항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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