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슈퍼 대의원' 투표권 제한…"풀뿌리 당심 반영"

기사등록 2018/08/26 16:13:08

대선 전당대회에서 자의적으로 투표할 수있는 권한 규제

【필라델피아=AP/뉴시스】25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7.26.
【필라델피아=AP/뉴시스】25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7.26.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미국 민주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청년, 진보파, 무당파 지지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25일(현지시간) 이른바 '슈퍼대의원(superdelegates)'의 투표권을 규제하는 새로운 규정을 75% 지지율로 통과시켰다.

톰 페레스 DNC 위원장은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오늘 우리는 민주당의 가치를 과시했다. 우리는 여러분을 믿는다. 우리는 여러분이 당에 가입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여러분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으며, 여러분이 테이블에서 자리를 차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슈퍼 대의원은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일반 대의원과는 달리 전직 대통령과 전직 부통령, 연방 의원, 전국위원회 위원 등 당의 고위 지도자들로 구성된 당연직 선거인단을 말한다. 일반 대의원은 대선 후보를 공식적으로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참석해, 자신의 주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로 서약한 사람들이라 할 수있다. 하지만 슈퍼 대의원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표를 던질 수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대의원은 총 4700명이었으며, 이중 약 15%인 716명이 슈퍼 대의원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1980년 선거 때부터 슈퍼 대의원 제도를 도입했다. 공화당에도 슈퍼 대의원이 있기는 하지만, 숫자도 적고 전당대회에서 독자적 판단으로 후보를 지지할 수있는 권한은 없다.

민주당 내에서 슈퍼 대의원 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2016년 대선 때부터이다. 무소속이면서도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 후보가 젊은 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도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패배한 데에는 당의 기득권 세력인 슈퍼 대의원이 전당대회에서 클린턴에게 몰표를 준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패배하자, 민주당 안팎에서는 슈퍼 대의원 제도 등 기득권을 내려놓는 개혁을 하지 못하면 2018년 11월 중간선거는 물론 2020 대선에서 젊은 층과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 외면 당할 수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샌더스 의원은 25일 슈퍼 대의원제 개혁에 대해 "민주당을 더 열려 있는 정당, 민주적인 정당, 보통 미국인들의 유입에 반응하는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 나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워드 딘 전 DNC 위원장도 "우리는 풀뿌리 유권자들의 뜻에 귀기울이고 반응할 필요가 있다"며 환영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슈퍼 대의원은 어떤 후보가 경선투표 과정에서 당의 대선 후보가 되기에 충분한 표를 얻었을 경우 전당대회 1차투표에서 그 후보에 표를 던저야 한다. 본인의 생각이나 선호가 아니라, 당원들의 뜻을 따른다는 의미이다. 만약 전당대회에서 1차투표로 대선 후보가 가려지지 못할 경우엔 2차 투표에서 자의적으로 지지후보를 선택할 수있다.

하지만 1972년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경선 결과를 기반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규정을 도입한 이후 2차 투표까지 진행된 적은 없었다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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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슈퍼 대의원' 투표권 제한…"풀뿌리 당심 반영"

기사등록 2018/08/26 16:13:0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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